'학벌보다 실무'… 전문대 '이색 입학' 열풍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5:35
수정 : 2026.03.26 15:35기사원문
4년 대학 졸업후 전문대 입학 2500명
2018년엔 1537명… 8년 새 62% 급증
화재 농장 재건 등 '인생 2막' 설계
2026학년도 전문대학 신입생들이 실무 교육을 통한 인생 재설계에 나서며 직업교육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6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로 발길을 돌린 유턴 입학자는 2018년 1537명에서 올해 2500명으로 8년 사이 62% 넘게 급증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안고 있지만 전문대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 학벌이 아닌 실무 능력으로 자신만의 진로를 열겠다는 것이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2026년 이색 입학생의 사례들은 전문대학이 연령에 관계없이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입학생들에게 직업교육의 핵심 보루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일반대학 졸업 후 다시 전문대로 입학하는 유턴입학생의 지속적인 증가는 전문대학의 특화된 실무 직업교육이 갖는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교육 수요자들이 자신의 진로 목표를 구체화하고 취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전문대학의 특화된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점차 확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돌아오는 '유턴 입학' 현상도 가시화하고 있다. 포항대학교 치위생과 신입생 이인하 씨는 영남대학교 트랜스아트과에서 예술을 전공하던 아티스트였다. 이 씨는 직업적 안정성과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고려해 치과위생사의 길을 선택했다. 캔버스 위에 세밀한 선을 긋던 섬세한 손기술을 치석 제거와 구강 보건 지도에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지역과 국적의 경계를 허문 도전도 이어진다. 춘해보건대학교 안경광학과의 김현우, 김주연 씨 부부는 현재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면서도 매주 울산까지 장거리 통학을 감행한다. 온라인 사업가로 활동하던 김 씨는 지속 가능한 전문성에 대한 갈증으로 아내와 함께 안경사라는 전문직에 도전했다. 부부의 목표는 면허 취득 후 고향인 울산에서 자신들만의 철학을 담은 안경원을 창업하는 것이다.
한림성심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김베라 씨는 러시아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한 늦깎이 대학생이다. 10년의 육아 경험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김 씨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보육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한국어와 러시아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교사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 현장의 엘리트 선수도 새로운 길을 택했다. 한국관광대학교 스포츠트레이너과 신입생 이시원 씨는 서울고 야구부 주장으로 2025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프로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는 단순히 운동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대 전공을 선택했다. 2년 후 프로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한 전략적 베팅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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