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통제에 셈법 복잡해진다…물량·가격·비축유 변수
파이낸셜뉴스
2026.03.26 16:58
수정 : 2026.03.26 16: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나프타 수출 통제 조치로 정유업계는 수익성 부담을 안게 된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공급 측면에서 한숨을 돌렸다. 다만 공급 물량과 가격, 비축유 방출 여부 등 변수에 따라 시장 영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나프타에 대한 수출 통제를 27일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다만 수출이 제한되는 만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54억8200만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한국석유공사 집계 기준으로도 지난해 국내 나프타 수출량은 3423만6000배럴, 금액은 23억5326만달러에 달한다. 휘발유(88억6186만배럴), 경유(177억5256만배럴)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결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이란 사태 이전 80% 수준에서 최근 50~60%대로 낮췄음에도, 현재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을 약 2주 가량으로 보고 있었다.
실제 기업들의 생산 조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3일부터 나프타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t 규모의 전남 여수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는 생산량 조정을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멈췄고, 롯데케미칼은 대정비 일정을 예정보다 3주 앞당겼다. 이달 초 여천NCC가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도 일부 제품에 대해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했다.
향후 관건은 실제 공급 물량과 배분 방식이다. 정유사들이 기존 거래 관계가 없던 석유화학 업체까지 공급 대상을 넓히면서 물량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출 규모나 NCC 설비 능력 등이 기준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명확한 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 역시 변수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나프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도입 가격도 출렁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급등과 조정이 반복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 예측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할 경우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나프타 거래는 통상 전월 평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이뤄지지만, 비축유에는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4월 물량을 확보할 때 3월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하는데, 비축유는 어떤 가격 기준을 적용할지 불확실하다”며 “비축유는 최근 시세 흐름을 반영해온 물량이 아닌 만큼 정부가 보관 비용 등을 고려해 별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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