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세무서 분신 사건.. 고의적 세금 탈루가 발단으로 지목돼

파이낸셜뉴스       2026.03.27 23:56   수정 : 2026.03.30 12:35기사원문
무자격 세무 업무 대행업자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규모 977억 원.. 검찰에 넘겨진 상태
관련 택배기사들 사전 불법행위 알고 대행 업무 맡겼을 가능성 제기
택배기사 전국에서 773명 연루된 것으로 추정
세무 당국 세금 탈루 혐의 적용해 억대 추징금 등 통보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한 세무서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노조 지회장의 분신 시도 사건이 무자격 세무업무 대행 업자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 불법행위가 발단이 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대행을 맡긴 택배기사 다수가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 관련 업계와 세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신을 시도한 해당 노조 지회장 A씨 등 전국 773명의 택배 기사들에게 세무 당국이 과세자료 해명 안내문을 보내고 탈세로 의심되는 세금 내역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것은 사실상 고의적인 세금 탈루 혐의를 파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택배기사들이 부당하게 공제받기 위해 대리인에게 세금 신고를 위임한 사건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택배기사들로부터 세무 업무 대행을 맡았던 무자격 업자는 B씨는 이미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 송치된 상황이다.

B 씨가 허위로 발행한 세금계산서 규모만 977억 원에 이른다. B씨는 지난 2020년부터 5년간 전국 주유소와 정비소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해 허위로 공제 세액을 부풀려 부가가치세, 소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는 세무 당국과 경찰의 말을 인용해 A씨를 비롯한 약 1000명의 택배기사들이 이러한 불법행위를 알고 B씨에게 수수료를 내어가며 부가가치세 등의 신고를 부탁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택배기사들은 자신의 국세청 홈택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B씨에게 맡기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기사들은 노조에 가입해있지만 택배사와 위탁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개인사업자이다. 사업자등록을 통해 각종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 납부와 정산, 보험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세무 당국과 경찰은 A씨가 지역조합 소속 택배기사(개인사업자)들에게 B씨를 소개하면서 탈세 행위가 넓게 확산되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가 분신 시도 직전 노조 단체 대화방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과 유서를 남긴 것에서도 이 같은 정황을 엿볼 수 있다.

A씨가 남긴 글에는 "앞으로 성실히 모범적으로 행하겠다는 다짐도 가차 없이 법대로 한다는 말에 어느 한 곳 기댈 곳이 없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잘못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추징금이) 너무 가혹하다", "과오를 반성하고 있으니 넓은 아량으로 선처를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세무 당국은 탈루가 확인된다며 이들 택배기사들에게 5년 치 미납 세금 약 3000만 원에 과징금, 성실납부 위반 가산세 등까지 포함해 1인당 1억 원 안팎에 달하는 추징금을 통보했다.
이에 A씨는 관할 동울산세무서를 찾아 이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신을 시도했다.

경찰은 A씨의 의식이 회복되는 대로 진술을 확보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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