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억 듀오, 돈 쓸 맛 제대로 나네!" 심우준이 멱살 잡고 강백호가 끝낸 한화의 짜릿한 개막전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3:17
수정 : 2026.03.29 13:17기사원문
'커리어 로우 악몽' 지웠다… 심우준, 8회말 기적의 동점 스리런
7-9 패색 짙던 11회말, 대역전극 밥상 차린 심우준의 집념
10타수 무안타 아홉수 깼다… 노시환 동점타·강백호 짜릿한 끝내기
"407억 투자 증명했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독수리, 2026 비상 예고
[파이낸셜뉴스] 돈을 쓴 보람이 이런 것일까. 한화 이글스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막대한 투자의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며 대전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전은 그야말로 한화의, 한화에 의한, 한화를 위한 한 편의 극적인 드라마였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4시간 17분의 대혈투 끝에 10-9의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중심에는 한화가 자랑하는 이른바 '407억 듀오'의 미친 존재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심우준은 팀이 4-7로 패색이 짙던 8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바뀐 투수 배동현의 시속 145km 직구를 통타, 벼락같이 왼쪽 폴대를 때리는 기적 같은 동점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던 장타력이 정규시즌 개막전, 그것도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폭발한 것이다.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쫓기던 과거와 달리, 2스트라이크 이전까지 자신만의 존을 설정해 강하게 스윙하는 새로운 타격 어프로치가 완벽하게 적중했다.
심우준의 진짜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연장 11회초 2점을 헌납하며 7-9로 끌려가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1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심우준은 포기하지 않고 중전 안타를 치며 출루해 대역전극의 밥상을 제대로 차렸다.
이어 문현빈의 큼지막한 좌중간 2루타 때 전력 질주로 홈을 밟은 심우준은 팀의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앞선 9회까지 도합 10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지독한 침묵에 빠져 있던 팀의 중심, 노시환과 강백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준 진짜 영웅의 모습이었다.
완벽한 밥상이 차려지자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던 거물들이 마침내 응답하기 시작했다. 1회말 1사 2, 3루 찬스를 시작으로 앞선 네 번의 득점권 찬스를 모두 무산시키며 고개를 숙였던 노시환이 좌전 안타로 기어코 9-9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승부의 마침표는 강백호의 몫이었다. 곧바로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엄청난 홈팬들의 함성 속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기나긴 혈투를 끝냈다. 이적 후 마음의 짐이 컸을 심우준이 멱살을 잡고 팀을 수렁에서 건져내자,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강백호가 프랜차이즈 스타급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셈이다.
407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두 거물의 결정적 활약 덕분에, 한화생명볼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개막전부터 '최강한화'를 목놓아 부르며 최고의 하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지독히도 꼬이던 경기를 결국 자신들의 힘으로 뒤집어버린 한화 이글스. 2026시즌, 독수리 군단은 정말로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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