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인구 블루오션' 베트남… K보험, 신시장 기회 잡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8:11   수정 : 2026.03.29 18:10기사원문
외국에 문호 열고 보험산업 육성
보험침투율 3%… 성장잠재력 커
국민 70% 이상이 40세 이하
통합형 보험·모바일 영업 승부처
낮은 인지도·정책 장벽 극복 필요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1억명에 달하는 많은 인구에도 낮은 보험침투율, 빠르게 늘어나는 중산층을 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을 연상시킵니다. 베트남은 국내 보험사들에게 너무도 매력적인 곳입니다. 다만, 정책의 불완전성과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심리적 문턱 등은 걸림돌이지만 이에 대한 대비만 잘한다면 분명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겁니다.

"

국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보험 시장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동남아의 떠오르는 맹주 베트남이 최근 보험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면서 현지 진출 국내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1월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 지분 제한 철폐 △지점 설립 요건 구체화 △투자 요건 간소화 등에 나서며 외부에 문호를 열고 보험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K보험사들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적 팽창에 집중했던 베트남 보험 시장이 이제 글로벌 표준에 맞춘 재무 건전성과 디지털 전환을 요구받는 질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K보험사들이 디지털 보험과 '인슈어테크'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 시장 '두 자릿수' 성장

29일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 보험업계의 총 자산 규모는 약 1100조동(약 63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제 재투자 금액은 900조동(약 51조6600억원)을 넘어섰다. 총 수입보험료는 약 237조2000억동(약 13조61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생명보험이 1% 미만의 완만한 성장에 그친 반면, 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약 10.3% 성장하며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베트남 주요 재보험사인 하노이리는 "건강보험이 가장 큰 수익을 창출했으며, 재산·건설보험, 자동차보험, 해상보험 순으로 좋은 성과가 나타났다"며 "베트남 거시경제 성장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위험 보장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손해보험 시장은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생명보험 업계에 대해 "2023년 방카슈랑스 채널의 불완전판매 이슈로 시장이 일시 위축됐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15%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베트남에서는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예금·투자상품처럼 판매하는 관행이 문제가 되면서 당국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선 바 있다.

■"MZ세대·디지털이 승부처"

현지 보험업계는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보험업법을 계기로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험기준자본(RBC) 제도의 단계적 도입과 외국인 지분 100% 허용은 글로벌 보험사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재무 기반이 취약한 로컬 보험사에는 자본 확충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정책 의지도 긍정적이다. 베트남 보험 침투율은 3% 미만으로 글로벌 평균(약 6%)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재무부는 2030년까지 생명보험 보급률을 18%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인구의 70% 이상이 40세 이하로 디지털 친화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며 "건강·재무·가족 등 삶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형 보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소득별 맞춤형 상품과 모바일 중심 영업 전략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보험, 성장시장서 지난해 '고전'

다만, 상위 5개 현지 보험사가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외국계 보험사로서의 낮은 인지도와 정책적 장벽은 K보험사들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베트남 법인 실적은 시장 성장세와 달리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베트남 법인(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도 순이익이 37억1600만원에서 9억21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은 더 안좋다. 순손실이 11억500만원에서 64억8500만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일부 성과도 나타났다.
베트남 내 3개의 현지 보험사를 인수·투자해 운영 중인 DB손해보험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을 DB손해보험이 인수해 운영 중인 DBV는 원수보험료가 1650억원에서 2383억원으로 증가했고, 순이익도 6억5500만원에서 18억6390만원으로 약 3배 늘었다.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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