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불복" 금융사 줄소송… 3년간 피소액 250억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9:26
수정 : 2026.03.30 09:03기사원문
‘법원행’ 늘며 금융당국 권위 흔들
금소법 시행 후 징계 불복 소송 급증
홍콩 ELS 불완전판매도 불복 조짐
제재 정당성 높일 제도 보완 시급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들이 당국의 제재에 불복, 금융위·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가액은 약 110억원(진행 중인 사건 기준)에 달했다.
2심, 3심까지 끌고 가는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피소액은 더욱 불어난다. 202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기된 소송들 가운데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소송건수는 총 100건, 소송가액은 약 25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금소법 시행 이후 제재 강도가 강해지고, 쟁점이 복잡해지면서 처분을 늦추거나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원의 판단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근 3년간 제기된 소송은 총 177건으로 △2023년 54건 △2024년 63건 △2025년 60건 등 우상향하는 추세다.
당장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도 은행들의 불복 소송이 예상된다. 현재 금융위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두고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ELS 가입고객 대다수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했고, 민사소송에서도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된 점 등을 들어 제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행정소송은 물론 소매금융 영업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금융위가 소송 대응을 위해 집행한 예산은 약 9억원이다. 2023년 4억2000만원에 비하면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예산을 11억원으로 확충하며 진열 재정비에 나섰다.
금융사들의 줄소송으로 번지면서 당국의 정책 정당성과 신뢰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방위적으로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는 만큼 당국이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정문 의원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금융사와 법원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으려면 제재의 정당성과 적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