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변수 취약 韓경제, 전방위 체질개선 미룰 수 없어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9:36
수정 : 2026.03.29 20:33기사원문
에너지 쇼크, 성장 잇단 하향
공급다변화 민관 지혜짜내야
미군은 지상작전을 위해 병력 증원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유가와 환율, 인플레를 부추길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할 즉각적 대응책은 물론이고, 대외 변수에 유난히 취약한 우리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민관의 지혜가 절실한 상황이다.
해외기관과 투자은행이 한국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한국 성장률은 2.1%에서 1.7%로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정작 중동 사태를 촉발한 미국의 경우 당초보다 0.3%p를 올렸다. 고유가 직격탄을 우리와 비슷하게 맞은 일본과 중국은 종전 수치가 변하지 않았다. 전쟁의 경제 충격이 우리에게 특히 심각하다는 뜻이다.
고유가 파장은 가늠이 안 된다. 지난 주말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랐고, 브렌트유는 11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의 우방으로 여겨진 중국 선박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저지당하면서 공급 우려감을 더 키웠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것처럼 후티가 홍해의 좁은 입구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무차별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설상가상이다.
해법은 쉽지 않겠지만 이럴수록 종합적 처방전을 강구해야 한다. 맥쿼리그룹은 전쟁이 6월까지 이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이란 전쟁이 끝나도 치솟은 유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가 종전대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으로 오르면 차량 5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 소비 절감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리스크 분산이 이뤄지지 않은 공급망 난맥상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중동 지역에 쏠려 있다. 원유, 가스뿐만 아니라 나프타, 헬륨, 요소 등 산업 원재료 상당수가 특정 지역에 의존한다. 핵심광물과 원자재 공급 다변화에 대한 지적은 수도 없이 제기됐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지는 게 없었다.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정학적 변수가 없는 원전 확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고통스러워도 꾸준한 구조개혁과 비효율 체질 개선을 견뎌야 대외 위기에 맞설 수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