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신속 집행과 정밀 심사 균형점 찾아야
파이낸셜뉴스
2026.03.29 19:36
수정 : 2026.03.29 20:33기사원문
여야 대치로 본회의 일정 난항
정쟁 도구 활용땐 국민만 피해
이런 이견 때문에 국회 본회의 통과 시점도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처리를, 국민의힘은 14일 처리를 주장한다. 여야가 추경 편성에 공감하면서도 속도와 방식에서 충돌하는 형국이다. 이런 정쟁의 기류가 짙어질수록 국민들의 정치 신뢰에는 또 금이 가고 말 것이다.
추경은 '타이밍'과 '정확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정책 수단이다.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된다. 그렇다고 정밀한 검증 없이 날림식으로 집행하면 재정낭비로 이어진다. 지금의 추경 논쟁 역시 이 두 가지 관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만으로 국회의 심사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낳는다. 추경은 결국 국민 세금이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 얼마나 많은 재정을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지에 대한 정밀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재정은 한번 풀리면 되돌리기 어렵다. 또 잘못 설계된 지출은 구조적 재정 부담으로 쌓인다. 특히 '현금성 지원'이나 선심성 사업이 포함될 경우 정치적 유혹이 개입될 여지도 크다. 꼼꼼한 심사를 요구하는 이유다.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곳에 재정 집행이 벌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물론 꼼꼼한 심사절차가 꼭 필요하지만, 집행 자체가 과도하게 지연된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다. 위기 대응은 타이밍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절차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게 된다면 이 역시 국회의 직무유기다.
결국 여야는 추경의 신속한 집행과 꼼꼼한 절차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현명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제시하는 처리 일정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충분한 심사절차를 거치는 방안이 현실적 절충안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국민들도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여야가 이와 같은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려면 추경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당이 지방선거를 의식해 선심성 지출을 밀어붙이려 하거나, 야당이 국정 운영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이번 추경은 시작부터 정당성을 잃는다. 국회는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 적재적소에 재정이 투입된다는 원칙을 살려 여야가 함께 합리적인 추경안을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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