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월이자 70만원 더 낼판"...7%대 뚫은 주담대, 피마르는 가장들
파이낸셜뉴스
2026.03.31 07:15
수정 : 2026.03.31 07: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과거 저금리 시기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투자한 사람)과 빚투로 주택 구매에 나섰던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빚투를 고민하는 예비 영끌족들은 구매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가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 상한 7% 돌파
시장에선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고 인상 전환 가능성이 커지자, 대출 금리의 지표인 시장금리에 반영되면서 금리 상승을 부추긴 결과로 보고 있다.
일단 고정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난해 말 3.499%에서 이달 27일 기준 4.119%로 0.62%포인트(p)나 치솟았다. 중동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달 말 이후에만 은행채 금리는 0.547%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도 0.31%p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연 3.850∼5.530%·1등급·1년 만기 기준) 역시 지난해 말보다 상단이 0.170%p 상승했다.
4%대 5억 대출한 차주, 이자 249만원서 320만원으로
금리 7%의 직격타는 지난 2021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은 대출 차주가 맞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1년 당시 정부는 양적완화 정책에 나섰고 그해 초반 2~3%대 저금리로 대출 부담을 낮췄다. 연말 4%대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대다수 차주들은 낮은 고정금리 혜택을 받았다. 그해 3월 말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2.74~4.37%였다.
다만 고정금리였다가 5년 뒤 변동금리로 바뀌는 '5년 혼합형'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2021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는 올 하반기부터 5년간의 고정 기간이 종료돼 금리가 재산정된다. 취약차주와 영끌족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가령 30년 만기에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으로 5억원의 주담대를 받은 차주의 경우 2021년 3월 말 대출 금리의 상한(최고) 수준인 4.37%를 적용할 경우 매월 약 249만원을 상환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 금리 재평가로 상단 7.01%가 적용된다면 상환액은 늘어난다.
지난 5년(60개월) 상환한 뒤 남은 원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현재 남은 원금은 약 4억5400만원 정도 된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도 25년(300개월)이다. 이를 기준으로 재산정한 월 상환액은 약 320만원 수준이 된다. 월 71만원 정도 더 부담해야 한다.
최저금리로 적용해도 부담은 여전하다.
2021년 2.74% 금리로 5억원을 대출받아 매월 약 204만원을 상환했다면, 올해 금리 재평가로 4.41%를 적용하면 부담해야 할 상환액이 38만원 가량 오른 약 242만원이 된다.
올해 주택 구입을 위해 신규 주담대를 받으려던 사람도 금리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작부터 금리 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30년 만기에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으로 5억원의 주담대를 받을 경우 차주는 상단 금리로 계산하면 첫 달부터 약 333만~334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건에 6.23% 상단 금리를 적용한다면 내야 할 월 약 307만~308만원에서 26만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 "대출한도 6억으로 막아놔... 7% 금리 감당 못할 수준 아냐"
일단 금리 상승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한국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내려놓고 동결이나 인상 방침을 검토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고유가가 예상보다 오랜 기간 이어지면 주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면서 “특히 유럽은 물가 상승 둔화 속도가 느리고 임금 상승 압력도 크다 보니 금리 인상 시점이 미국보다 빠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금리가 더 이상 공포는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을 지배하던 공포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재앙’으로 여겨졌던 5%대 금리가 이제는 ‘감당 가능한 수준’ 혹은 ‘상대적 저금리’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근거로 든 것이 행동경제학의 앵커링 효과다. 처음 본 숫자나 조건이 ‘닻’처럼 자리 잡히면 이후 판단이 그 기준에서만 조정되거나 새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을 말한다.
박 전문위원은 "팬데믹 시절 2%대 저금리였던 기준점(닻)이 최근 7%대 고금리로 강제 이동했다"면서 "최고점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이제 5% 수준의 금리를 보고도 '과거보다 싸다'는 심리적 안도감을 느끼며 시장 진입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제 높아진 비용을 '상수'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규 대출 한도가 6억원이라는 점도 고금리 타격을 줄여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10·15 대책'은 25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주담대가 2억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반면 15억 초과∼25억원 이하의 주택과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는 각각 4억원, 6억원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 등 규제지역의 신규대출 한도는 6억 밖에 안 나온다. 금리보다는 대출 한도가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기존 대출자도 고정·변동주기에 따라 상단 금리가 직접 체감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익숙해져 가계부채 부담을 높이기 보다 보수적인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고미정 신한프리미어 PWM잠실센터 PB팀장은 “대출을 갚고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게 현 시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라며 “변동성 관리를 위해 자산 일부를 미국 달러 등 외화로 분산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도 "옮겨진 닻에 취해 부채의 실질적 무게를 잊어서는 안 된다. 지혜롭게 투자를 하려면 기준점의 변화를 읽되, 숫자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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