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려서 죄송"..고열 출근 후 사망한 유치원 교사가 남긴 안타까운 메시지

파이낸셜뉴스       2026.03.31 05:40   수정 : 2026.03.31 09: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 부천 20대 유치원 교사가 고열에도 출근을 이어가다 끝내 숨진 사건과 관련, 고인이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고열이 있던 기간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공개했다.

고인은 1월 24일부터 고열을 동반한 감기 증세를 보였는데 발표회 준비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월 27일에는 퇴근 후 병원을 찾아 수액 치료를 받던 중 원장에게 보고를 했다. 고인은 원장에게 "원장님, 독감 검사를 했는데 B형 독감이라고 해요. 몸 관리 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수액 맞아서 증상은 금방 호전될 것 같습니다. 내일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원장은 메시지를 확인 후 간단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고인을 부모가 말렸지만, 고인은 "(유치원에서)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하겠느냐"고 말했다.

같은달 29일 38.6도의 고열을 견딘 채 일한 고인은 30일에는 체온이 39.8도까지 치솟아 오후 12시 30분께 조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인수인계 등으로 바로 조퇴를 하지는 못했고, 오후 2시가 돼서야 조퇴해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고인은 이날 오후 10시 44분께 지인에게 "숨쉬기가 너무 불편해. 흉통이 아파. 기침을 너무 해서. 이럴 땐 어케(어떻게) 해야 해. 기침은 계속 나와"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뒤 다음 날 새벽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식불명에 빠진 그는 2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으나 지난달 14일 결국 숨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인의 아버지는 "딸은 40도에 육박하는 열이 나고 목에서 피가 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조퇴를 할 수 있었다"며 "병가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유치원 교사들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겨진 가족의 슬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이런 아픔이 다른 가족에게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선생님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이 보호받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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