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이 계속 나와"…67세女, 몸 속에 방치된 '물질'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6.03.31 08:03
수정 : 2026.03.31 09: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질 내에 방치된 이물질이 수십 년 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 이례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60대 여성 환자에게서 방광과 질 사이 비정상적인 통로가 형성되어 소변이 누출되는 ‘방광질 누공’이 확인되었는데, 그 원인은 장기간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거즈로 밝혀졌다.
코트디부아르 아비잔의 코코디대학병원 의료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이 같은 사례를 발표했다.
환자 의사와 무관하게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
검진 당시 질 전벽에서 단단한 종괴가 만져졌다. 수술적 탐색 결과 장기간 체내에 머문 거즈가 석회화되어 거대한 결석으로 변해 있었다. 의료진은 해당 결석이 질벽과 방광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만성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켰고, 이것이 두 기관 사이의 비정상적인 통로인 누공을 형성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방광질 누공은 특정 원인으로 방광과 질이 연결되는 질환으로, 환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변이 질을 통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동반한다.
의료진의 설명에 따르면 질 내 이물질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체액 내 미네랄 성분이 흡착되며 이를 핵으로 삼아 단단한 결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경화된 구조물이 인접 조직을 지속 압박할 경우 염증과 혈류 장애가 반복되며, 결과적으로 조직 괴사와 함께 누공이 발생하게 된다.
압력이 가해진 부위 조직이 괴사
이는 장시간 압력이 가해진 부위의 조직이 괴사하는 욕창과 유사한 기전으로 풀이된다. 해당 환자의 경우 출산 직후에는 특이 증상이 없었으나, 약 10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소변 누출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광질 누공의 원인은 지역 및 의료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난산과 같은 산과적 손상이 주된 원인인 반면, 의료 인프라가 충분한 환경에서는 자궁적출술 등 부인과 수술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질 내 이물질이 원인이 된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수술은 결석 제거와 누공 복원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료진은 깊숙이 박힌 결석을 기계적으로 분쇄해 질과 방광 양측에서 적출했으며, 이어 방광과 질을 분리하고 손상된 각 조직을 봉합해 누공을 폐쇄했다.
수술 후 환자의 경과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약 한 달 후 정상적인 배뇨 조절 능력을 회복했으며, 소변 누출 증상이 완전히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질 내 이물질은 분비물 증가나 골반 통증 등 일상적인 증상
의료진은 이번 사례를 통해 질 내 삽입물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질 내 이물질은 분비물 증가나 골반 통증 등 일상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간과하기 쉬우나,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질 내 이물질은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악취를 동반한 질 분비물의 증가, 비정상적 출혈, 골반 및 성교 시 통증 등이 있으며, 방치 시 세균성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실제 요로감염이나 골반 내 농양으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드문 경우 감염이 전신으로 확산되어 패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탐폰 등 흡수성 물질은 세균 증식에 용이한 환경을 조성해 감염 위험을 증폭시킨다. 탐폰 사용의 대표적 합병증으로는 독성쇼크증후군이 꼽힌다. 이는 세균이 생성한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열, 저혈압과 더불어 다발성 장기 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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