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500만명에 고유가지원금 10만~60만원 준다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2:33
수정 : 2026.03.31 17:18기사원문
정부, 26조2000억 추경 정부안 발표
법인세 11조4000억 등 초과세수 활용
적자 국채 발행 않고 1조는 부채 상환
소득하위 70%에 지역화폐로 지원금
대중교통 요금도 30~50% 더 돌려줘
석유 최고가 손실보전에 5조 이상 배정
영화·숙박 등 할인쿠폰도 586억 뿌려
청년 200명에 최대 1억 사업자금 지원도
[파이낸셜뉴스] 소득 하위 70% 국민 3500여만 명이 4월 중에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받는다. 지난해 가을 민생회복지원금과 같은 방식이다. K-패스로 결제한 대중교통 이용요금도 일반 국민은 30%를 돌려받는다.
정부가 30년 만에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보상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중동전쟁 발발 한달 만에 최단기로 확정한 '전쟁 추경'이다. 하지만 현금성 소비쿠폰, 청년일자리 이벤트,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지역 관광쿠폰 등의 일회성 정책이 포함돼 고유가 위기 핀셋대응이 아니라 '광폭 추경'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초과 세수 추경'으로 물가 자극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고환율·고유가 속에 더 많이 풀린 유동성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26조2000억 '초고속·초과 세수' 추경
31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정부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은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반도체와 증시 호황 덕에 급증한 초과 세수로 전액 편성됐다. 법인세 11조4000억원,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10조3000억원 등 총 25조2000억원에 관광진흥개발기금 1조원을 더해 총 26조2000억원 규모다.
이를 반영한 세입경정으로 올해 총수입은 700조6000억원, 총지출은 75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본예산 대비 각각 7.5%, 11.8% 늘어났다. 정부가 1조원을 국채 상환에 투입키로 해 실질적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107조6000억원 적자, 국내총생산(GDP)대비 마이너스(-)3.8%로 본예산(-3.9%) 때와 큰 변화가 없다. 국가채무는 본예산보다 1조원이 줄어든 1412조8000억원, GDP 대비 50.6%로 1%p 하락했다.
이번 추경은 '중동전쟁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고유가 대응에 가장 많은 10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생계, 청년층 일자리 등 민생지원에 2조8000억원, 중동전쟁 피해 기업과 공급망 안정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지방교부세(내국세의 19.2%)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79%)을 9조7000억원이 의무 편성됐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3층 구조의 고유가 대응 안전망을 촘촘하고 두텁게 구축하려고 노력했다"며 "1층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대중교통 환급 지원을, 2층에는 70%의 서민층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3층에는 저소득·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핀셋 지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 쿠폰' 현금성 지원 5조원대
일반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성 지원이 약 5조원 규모다.
우선 고유가 피해지원금 4조8000억원이 소득하위 70% 국민에게 소득, 지역별로 차등 지급된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소득하위 70% 국민 3256만명은 1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비수도권 거주자는 5만원 많은 15만원, 인구감소지역은 10만~15만원이 더해진 20만~25만원을 받는다.
저소득층은 더 두텁게 지원하는데, 기초수급자 285만명은 55만(수도권)~60만원(비수도권), 차상위·한부모가정 36만명은 45만~50만원을 지급받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돌려주는 K패스 환급률도 현행 20~53%에서 30~83%로 최대 30%p 높인다. 3자녀 가구는 75%, 청년과 2자녀, 65세이상은 45%, 일반 성인은 30%를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국민이 한 달에 교통비로 7만원을 지출한다면, 현재는 1만4000원(20% 기본형)을 환급받는데, 이번 추경으로 7000원을 더 받게 된다. 이같은 대중교통 환급 지원에 877억원을 편성해 6개월 한시로 시행한다.
지난해 5월 시행된 K패스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20%~53.3%)을 환급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다.
저소득층 중에 노인과 장애인, 한부모와 다자녀가구 등 20만가구에 5만원을 더한 20만원의 에너지바우처를 준다. 농어민의 면세유, 비료사료 구매 지원 등에 1000억원을 편성했다.
고물가 대응에는 10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800억원을 비롯해 영화·공연·숙박·휴가 할인 쿠폰 586억원어치를 나눠준다. 1박당 2만~3만원 할인해주는 숙박 지원금은 인구감소지역에 30만장(112억원)을 모두 배정했다. 또 650만명(총 412억원)에게 영화 6000원 할인, 공연 1만원 할인권을 준다.
청년층과 저소득 근로자도 지원한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3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고용유지지원금과 체불임금 청산 대출 지원도 각각 1만명 이상 늘린다. 청년 취업 창업 지원 목적으로 200명에게 최대 1억원의 사업화자금도 준다.
석유최고가 정유사 손실보전 최소 5조원
석유 최고가 지정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에 5조원을 우선 배정했다. 이번 추경에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정유사 손실보전 6개월치를 우선 반영하고, 나머지는 내년 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1차 정산은 최고가 시행일인 지난 13일부터 6월 중순까지 3개월치 보전액에 대해 집행한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정유사의 손실 보전액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이번 추경 이외에 추가적인 재정지출이 예상된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수급난을 겪는 나프타 등 공급망 안정에 7000억원을 배정했다. 나프타 수입 비용 지원에 5000억원, 130만배럴의 석유 비축물량 확대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나프타 수급 대응과 고유가 고환율에 따른 유류비 외화예산 부족분을 반영하기 위해 예비비 5조원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환에는 5000억원을 투입한다. 태양광·풍력 등 발전설비 지원액은 역대 최대인 1조1000억원으로 2000억 늘린다.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소에서 700개소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추가로 4000억원의 대출·융자 등을 지원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에도 250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이밖에 산업·제조공장 인공지능(AI) 전환에 2000억원을 지원한다. 스마트공장의 AX 사업에 750억원, 조선철강 등 주요업종의 제조명장 암묵지를 데이터화해 현장에 접목하는 제조공정 혁신사업에 800억원을 지원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서영준 최용준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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