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중동전쟁 여파 韓 주력 제조업 전반에 차질"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3:14
수정 : 2026.03.31 13:13기사원문
정유업계 심각한 경영 위기 직면
'이중고' 석화 기업 가동 중단 위기
車부품사 도산 위험 직면 ‥ 반도체 생산 일정도 차질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4주를 넘어가면서 정유·석유화학 산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건설 등 국내 제조업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31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성동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펴낸 이슈 보고서에서 '중동발 충격에 따른 석유화학 전방산업 영향'을 분석했다.
원유의 약 70%, 석유화학 산업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가량,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 구조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관련 시설이 가동되지 않을 경우 에틸렌, 프로필렌 등 공급이 끊기고 합성수지, 플라스틱 등 제품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산업 영향과 관련해서는 "플라스틱 내·외장재와 타이어 생산 원가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고환율에도 물류비, 에너지 비용 상승분이 환 이익을 상쇄해 최종 수출 단가 상승과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2·3차 협력사들이 원자료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임계치에 도달해 도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봤다.
반도체 산업에 관해선 "공정에 필요한 정밀 화학 소재 조달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공급망이 단절되면 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 경기 부진의 늪도 한층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 연구원은 "석유화학 기반의 건축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내 건설 현장이 셧다운되고, 분양가 상승, 주택 공급 위축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면서 "국내 건설사 수주 잔고의 약 40%가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현장 인력 철수와 공사 대금 회수 지연으로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비료 원료 공급이 제한되면서 농가 생산비가 오르고 작물 수확량이 줄어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는 예상이다.
성 연구원은 "정부와 기업 등이 범국가 차원에서 협력해 공급망 위기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사업의 구조적 체질 개선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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