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 안된다..조선 RG는 적시에 나가야"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4:30
수정 : 2026.03.31 15:03기사원문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파이낸셜뉴스] "색안경만 쓰고 있으면 안 됩니다. 현장에 가서 도크도 보고, 기술력도 보고, 인력도 확인해야죠. 그래야 지원도 하고, (금융기관의 조선 RG) 면책도 됩니다.
"
허 의원은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난해 5월 추가경정예산에 500억원, 12월 본예산에 400억원 증액을 이끌어내며 중소 조선 RG 지원 기반 확대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통영 상의 회장에 들었다..특례 RG 보증 없으면 배를 못 짓는다"
그는 현장의 절박함부터 꺼냈다.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혁신경제성장위원회 활동의 일환으로 거제 조선소를 방문하고, 창원에서 경남지역 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통영상공회의소 회장이 했던 말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중소 조선소에 특례 RG 보증을 해줘야 배를 지을 수 있고, 그래야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고 했다. 대형 조선소는 잘 살아가고 있지만, 지역이 진짜 활성화되려면 지역 조선소가 살아나야 한다. 중소·중형 조선소는 지역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선 RG 지원 예산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허 의원이 추경에 반영한 예산까지 합쳐 보증 한도를 20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RG를 확보하지 못해 수주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었다.
RG 지원을 둘러싼 금융기관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했다. 과거 조선업 불황기, 부실한 수주와 부도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은행 등 전문가 집단에는 여전히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주 RG를 발급하면 적자가 누적된다는 인식, 일단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과거에 쓰라린 경험이 있어서다. 그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과거의 상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색안경만 쓰고 있을 게 아니라, 현장 실사를 통해 도크 상태도 점검해보고, 기술력이 있는지, 인력은 충분한지, 정상 가격인지를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무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깐깐하게 챙겨보되, 검증의 결과가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보증이 안 나가고 있다..적시성이 핵심"
그가 가장 강하게 목소리를 높인 대목은 '적시성'이었다. 예산도 확보했고, 제도도 마련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보증이 제때 나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보증이 나가지 않고 있다. 신청이 들어오면 금융기관은 바로 현장에 가봐야 합니다. 설계가 빠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파악하고 밀어줘야 한다"며 "신속성이 전 분야에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심사 프로세스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한 내 답변 의무화, 보완 요구 시 구체적 사유 명시, 명확한 심사 매뉴얼 마련 등을 제시했다.
그는 "무조건 'No'만 하면 안된다. 왜 안 되는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보완 요구를 했으면 그걸 충족시키면 승인해주는 시스템이 돼야지, 무조건 거절하면 중소 조선소는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금융기관만이 아닌, 조선소에도 책임을 요구했다. 과거처럼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서면 부실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업도 저가 수주를 하면 안 됩니다. 최소한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어야 해요. 최소한 본전은 되고, 영업이익이 나는 구조여야 한다. 그래야 조선업이 건전하고 건강하면서 지원도 의미가 있는, 선순환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것을 기업이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금융기관도 면책이 된다"며 "금융기관도 능력 있는 실사 팀을 갖춰야 한다. 현장을 볼 줄 아는 전문인력이 심사해야 속도도 나고, 부실도 걸러진다"고 덧붙였다.
허 의원은 "관계 기관을 한자리에 모아서 이야기하고, 현장에서 막힌 것들을 풀어보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열었다"며 "심사는 강화하되 적시에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중소 조선소를 살리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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