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잘 팔린다"… K디스플레이, 고부가 전략 적중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8:18   수정 : 2026.03.31 18:18기사원문
칩플레이션 한파 덮친 범용 제품
OLED 등 프리미엄은 수요 견조
LGD·삼성D 영업익 성장 전망
애플·삼성 고가 라인업 장악 탓
LTPO 점유율 독주로 中 따돌려



올해 '칩플레이션' 여파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에 한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오히려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범용 제품 수요가 위축되는 대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세트 시장이 재편되면서, 고부가가치 패널 시장에 주력해 온 국내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 방어가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LGD·삼성D, 수익성 개선 왜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조30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3% 급증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조11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10~20% 가까이 영업이익이 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 TV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 사업부에 이어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마저 적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는 이같은 역설적 상황을 IT기기 시장의 재편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글로벌 패널 시장은 저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고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 제조원가 상승기엔, 가격 수용도 측면에서 프리미엄 제품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저가 보급형 모델 대비,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S 등 고가 라인업의 시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양사는 중국 패널 업체 대비, 프리미엄군인 OLED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가전, 전장 등에서도 OLED 패널 수요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 타입 스마트폰은 이미 거의 다 OLED로 전환이 됐고, 태블릿이나 노트북, 전장 등에서도 LCD에서 OLED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디스플레이 업계 입장에서는 관련 시장 자체는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비 투자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CD 투자는 45% 감소하는 반면, OLED 투자는 6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LTPO 등 기술 격차 유지 총력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 등으로 격차 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TPO는 주사율을 상황에 따라 1Hz에서 최대 120Hz까지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OLED 구동 기술로, 저전력과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LTPO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45.9%, LG디스플레이는 32.2%의 점유율(매출 기준)을 기록해 양사 합산 78.2%를 차지했다. 중국 BOE 등 후발 업체들도 진입했지만 , 수율과 기술 완성도 측면에서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프리미엄 전략을 더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갤럭시 S26 울트라에 세계 최초로 사생활 보호 기능이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패널에 사용 환경에 따라 1~120Hz의 가변주사율을 지원하는 '옥사이드(Oxide) 1Hz' 기술 적용에 성공했다.'기술 중심 회사'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LTPO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며 애플 향 공급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애플은 오는 2028년 모든 스마트폰 제품군에 LTPO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불확실성에 대비해 업계 전반에서 비용 효율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 역시 실적 개선의 근거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 역시 유효하지만, 올해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내부적인 효율화 전략 역시 영업이익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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