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딱지'떼고 싶은 다주택자
파이낸셜뉴스
2026.03.31 18:47
수정 : 2026.03.31 18:47기사원문
최근 만난 한 지인의 넋두리다. 고향인 충북과 직장이 위치한 서울에 아파트를 한 채씩 가지고 있어, 충북 아파트를 처분하고 싶은데 팔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 부동산은 다주택 규제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지만 이참에 '다주택자 딱지'를 떼고 싶은데 실거주 중인 서울 아파트를 팔 이유는 없고,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5월 9일 이후에도 다주택자가 비조정대상지역인 지방 주택을 팔 때는 양도세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 주택을 포함해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이들은 임대사업자가 아닌 이상 이점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빠른 처분을 원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비아파트 시장과 겹쳐 보이는 면이 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의 비아파트 역시 임차 수요 대비 취득 수요가 현저하게 낮다. 지난해 집토스 분석에 따르면 빌라 3채 중 1채에서 역전세 현상이 발생해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전세사기 사태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및 '깡통 전세'로부터 시작됐다. 집주인, 세입자, 정부 그 누구도 역전세를 바라지 않았지만 주거환경과 선호도 변화로 인해 벌어진 불가피한 현상이다. 빌라 역시 지방 아파트처럼 재개발 기대감이 없는 이상 처분도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지방 부동산과 비아파트 시장을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지방 부동산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처럼,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 온 비아파트 시장 역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전국의 모든 다주택자들이 '다주택 딱지'를 두려워한다면 주거사다리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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