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미래 기술 개발 기반 만들겠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5 16:09
수정 : 2026.04.05 16:09기사원문
㈜두산 전자BG, '기술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현실로' 비전 선포 CCL 독점 공급으로 매출 2조 시대 연 '소재 전문가', 향후 100년 청사진 내놨다
[파이낸셜뉴스] "두산 전자BG는 단순히 좋은 소재를 만들어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미래 기술이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기업이다."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이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시 수지기술원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100여 명의 임직원 앞에 서서 던진 한 마디다. 전자BG의 정체성 전환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자BG, 기술 리더십·핵심 소재·고객·확장성으로 도약
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전자BG는 지난달 30일 비전 선포식에서 '우리는 기술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갑니다'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임직원 인터뷰와 워크숍 등을 거쳐 수립된 이 비전은,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고객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산업의 필수 토대를 설계하는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임직원 각자가 비전을 업무에 연결하고 실행에 옮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비전 선포식에는 김 사장은 물론 ㈜두산 CBO(최고사업책임자) 유승우 사장 등 1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유승우 사장은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이 클린 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그중 전자BG가 그룹 미래 포트폴리오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전자BG의 제품이 AI 서버, 고속·고주파 통신, 반도체 패키지, 스마트 디바이스 등 차세대 기술의 기반이 되는 만큼, 향후 100년을 이끌 주축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두산그룹이 전자BG를 단순한 사업부가 아닌 그룹 미래 전략의 중심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대목이다.
전자BG는 비전 실현을 위해 4대 핵심 가치를 정립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시점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리더십(Tech Leadership), 자사 기술과 제품이 산업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는 핵심 소재(Essential Materials),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고객 중심(Customer Centric), 동박적층판(CCL) 산업을 넘어 미래 산업과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확장성(Scalability)이 대상이다. 현재 전자BG의 핵심 제품은 동박적층판(CCL)이지만, 비전에 'CCL 산업을 넘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담았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사업 영역의 외연 확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비전 이면의 숫자..엔비디아 독점 공급에 '매출 2조 시대'
이번 비전 선포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 것은, 두산 전자BG의 폭발적 실적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두산의 자체 사업인 전자BG는 2024년 매출 1조72억원으로 사상 첫 1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2025년에는 매출 1조8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2%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분기 1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2025년 자체 사업 연간 매출은 2조221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0% 이상 폭증하며 그야말로 '이익 폭발'의 한 해를 보냈다.
이 같은 성장의 핵심 동력은 엔비디아다. 전자BG는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GPU 기반 랙 스케일 서버 내 컴퓨트 트레이용 CCL을 독점 공급하며 높은 단가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만 경쟁사 EMC의 퀄리피케이션(품질인증) 테스트 탈락으로 두산의 독점 공급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올 3·4분기부터는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루빈(Vera Rubin)'향 양산용 공급도 시작될 전망이어서, 실적 모멘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의 2026년 전자BG 실적 전망은 증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사상 최대'를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매출 2조1455억원·영업이익 5989억원(영업이익률 28%)을, 한화투자증권은 매출 2조3730억원·영업이익 6426억원(영업이익률 27.1%)을 전망했다. DS투자증권은 가장 공격적으로 매출 2조6370억원·영업이익 7340억원을 제시했다. 엔비디아 서버랙 출하량이 2025년 약 2만8965대에서 2026년 약 8만5000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 실적 급성장의 핵심 변수다.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산의 CCL 관련 설비투자 규모는 2024년 약 387억원에서 2025년 약 89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6년에는 2444억원, 2027년에는 287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3년 간 누적 투자액이 6210억원을 넘는 대규모 설비투자다. 현재 충북 증평 공장은 주문 증가로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고 있어, 생산설비 확충과 라인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올 2월 직접 증평 전자BG 사업장을 방문해 AI 가속기용 CCL 제조 공정을 점검하는 등 그룹 차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회장은 당시 "AI 대전환기는 에너지와 소재 사업에 큰 기회"라며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전자BG, 두산그룹 반도체 밸류체인 가속화의 주역
전자BG의 비전은 두산그룹 차원의 반도체 밸류체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두산그룹은 세계 3위이자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지분 70.6%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대 5조원 규모의 '빅딜'을 추진 중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소재(웨이퍼·SK실트론)부터 기판소재(CCL·전자BG), 후공정 테스트(두산테스나)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전·후 공정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본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IR(기업설명회)에 30여 곳의 중국 투자사가 몰리며,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두산 전자BG의 존재감이 입증되기도 했다. 컨퍼런스콜에서는 EMC와의 경쟁 구도, 베라루빈 공급 가능성, 추가 증설 계획 등이 집중 질의를 받았다.
한편, 김인욱 사장은 1992년 두산에 입사한 이래 32년 넘게 전자BG에 몸담아 온 소재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국내외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진두지휘해왔다. 2024년 국내 최대 전자회로 전시회인 'KPCA Show 2024'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인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네트워크 통신 및 AI 하이엔드 서버용 CCL 개발 및 기술 동향'을 주제로 차세대 고속·고주파 소재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BG장(사장) 취임 이후에도 현장 중심의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익산·김제·김천 등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서 2026년 EHS(환경·보건·안전) 세션 및 안전문화 실천 결의식을 직접 주재했다.
KLPGA 방신실 선수와의 후원 계약 체결 현장에서는 "방 선수의 파워풀한 플레이와 끊임없는 도전정신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지향하는 두산의 기업철학과 부합한다"며 브랜드 가치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