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반, 노점 반…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몸살'
파이낸셜뉴스
2026.04.05 15:44
수정 : 2026.04.05 15:44기사원문
평일에도 인파 몰린 여의도 한강공원
보행로·잔디 점유한 노점 수십 곳 밀집
과태료·단속 늘어도 '메뚜기 영업' 반복
"양성화 외엔 명확한 해법 없어" 제도 한계 지적
그러나 평범한 봄꽃 축제 풍경 한복판에는 노점상들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공원 입구와 주요 동선마다 닭강정, 꼬치, 떡볶이, 바비큐를 파는 노점 수십 곳이 줄지어 들어섰다. 일부는 보행로를 잠식했고, 일부는 박스 수십 개와 발전기 등을 들여놓은 채 잔디밭까지 차지했다.
쓰레기 문제도 심각했다. 현장에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음식 용기와 종이컵, 꼬치 막대, 플라스틱 포장재가 쓰레기통 주변에 넘쳐났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수거함은 금세 가득 찼고, 일부 구간은 바닥에 쓰레기가 흘러내린 상태였다. 공원 입구에 걸린 '불법 노점상 상시 계도 및 단속 중' 현수막이 무색한 풍경이었다.
방문객들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노점을 이용했다. 일회용 돗자리를 들고 벚꽃길을 걷는 시민, 떡볶이 컵을 들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공원에서 만난 시민 정모씨(20대)는 "사람이 많고 간편하니 그냥 사 먹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하천법에 따라 주말마다 공원 단속에 나서며, 불법 노점에 건당 5~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단속은 대부분 계도와 과태료 부과에 머문다. 노점을 강제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까지 가더라도 사전 통보 절차가 필요하고, 상인들은 그전에 매대를 빼거나 자리를 옮기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노점은 단속 직후 잠시 흩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메뚜기식 영업'이 반복된다.
한 노점상은 "과태료를 내더라도 장사를 해야 한다"며 "생계가 걸린 문제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도 "단속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벚꽃철 같은 대목을 놓칠 수는 없다"고 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과태료를 사실상 영업 비용처럼 받아들이는 인식이 깔린 셈이다.
이처럼 단속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노점이 줄지 않는 상황은 단순한 관리 문제를 넘어 제도·환경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창범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처럼 과태료 중심 단속만으로는 불법 노점을 근절하기 어렵다"며 "하천 구역은 강제 철거가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일정 구역과 시간,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방식의 양성화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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