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걷는다면…연간 1조 부담 기름값 리터당 11원↑
뉴스1
2026.04.05 07:01
수정 : 2026.04.05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받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HD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약 1조 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배럴당 1달러 통행료 징수…이란에 우호적일수록 유리"
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석유와 가스를 운반하는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통행료를 징수하기 위한 법제화에 착수했다. 이미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조건으로 유조선마다 배럴당 1달러(약 1520원) 수준의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특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 운영사가 이스라엘, 미국 등 이란이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국가들과 연관성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선박이 소속된 국가와 이란의 우호도에 따라 통행료를 책정한다.
이란은 국가들을 1~5등급으로 분류해 놨는데 우호적인 국가의 선박일수록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하는 구조다.
유조선의 경우 협상 시작가는 보통 배럴당 약 1달러로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적재 용량인 200만 배럴인 점을 고려하면 선박당 최소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셈이다.
정유업계, 한해 최소 1조701억 원 내야…국내 기름값 약 9.5원 인상
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이 한 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는 7억 1090만 7000배럴이다. 유조선 350척 정도다.
최소 가격인 1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내 정유 4사가 부담해야 할 통행료는 연간 7억 달러(약 1조 701억 원)에 이른다.
다만 기업마다, 선박마다 개별 협상이 진행돼 구체적인 가격은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얼마를 부과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가를 등급제로 분류하고 우호적인 국가의 선박일수록 더 유리한 조건으로 징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해협을 지나는 배마다 협상 가격이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행료로 인한 비용 증가분은 정유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로 배럴당 1달러를 부과하면 국내 기름값은 리터당 약 9.5원 인상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1배럴은 158.984리터인데 3일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1505.2원)을 158.984리터로 나누면 리터당 9.47원이 나온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붙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휘발유·경유 제품가격은 리터당 11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정유 업계가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를 확보한다면 통행료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홍해를 통한 원유 확보에 나섰다. 실제 일부 정유사는 홍해 루트로 원유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정부는 원유 등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이 홍해 통항을 희망할 경우 운항 자제 권고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제3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선사들이 원하는 경우 홍해를 통해 원유를 운송해 올 수 있도록 협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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