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쟁 패러다임 바꾼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5 18:15
수정 : 2026.04.05 19:04기사원문
빈라덴 잡기 위해 10년 걸렸지만
마두로 체포·하메네이 제거 순식간
'전쟁의 두뇌' AI가 참모로 맹활약
우크라이나 전쟁 AI플랫폼 첫 투입
군사대국 러시아 진격 4년 막아내
우리도 AI전쟁 대비 전력 키워야
그런데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참수작전이 최근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 특공대가 체포했고,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폭격으로 제거했다. 하메네이에 이어 이란의 최고지도자들을 차례차례로 제거하고 있다. 불가능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참수작전들이 성공하고 있는 배후에는 인공지능(AI)이 존재한다.
AI는 위성정보, 드론정찰 영상, 통신감청, 레이더, SNS, 첩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결합하여 상황을 시각화하고 특정인물의 이동경로와 은신처를 오차 없이 실시간으로 찾아낸다. 그리고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여 제거할지에 관해 제안까지 한다. AI 활용은 참수작전에 그치지 않고 전쟁 패러다임 자체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어떻게 약체로 평가받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4년 이상 나라를 지키고 있을까. 그 주요 이유는 민간기업 팔란티어의 역할이다. 팔란티어는 전장의 모든 정보를 통합하여 주요 목표를 식별하고 우크라이나군에 가장 적합한 무기체계를 추천하여 타격하게 하였다. 러시아군 지휘관들과 지휘소가 있는 곳을 족집게처럼 알아내어 공격하게 알려준다. 초기 러시아군의 지휘기능이 마비되었고 이어 방공망, 탄약고, 전투기, 전차 등에 관한 주요목표 위치도 식별되어 차례차례로 파괴하게 하였다.
우크라이나에서의 AI 실전 경험은 최근 이란전쟁에서 전쟁의 모든 결정을 가속화하고 정교화하는 운영체제로 발전하게 하였다. 과거 2000명 이상의 분석가가 전장에서 오는 방대한 정보를 수시간에 걸쳐 분석하여 공격목표를 식별해야 했다. 실제 인간은 수집된 정보의 최대 4%만 분석이 가능했다. 그러나 팔란티어 시스템은 같은 작업을 20명으로 모든 정보를 통합하여 수분 내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거대언어모델인 클로드와 결합하여 지휘관이 채팅 형식으로 전장을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 근처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모두 찾아'라고 하면, 모니터상에 모든 표적이 표시되는 형식이다. 심지어 얼굴인식을 통해 사람 목표도 식별해낸다. 더욱 놀라운 점은 AI가 축적된 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생 가능한 수백만개의 공격 시나리오 중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공 가능한 최적의 작전계획을 지휘관에게 제공할 수 있다. 과거 약 40명의 전문가가 동원되어 몇주 동안의 작업이 필요했던 일을 AI는 순식간에 이루어낸다. 막강한 악당 타노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어벤저스군단이 수억가지 공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여 유일한 방법을 찾아내는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래도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하고 AI는 지휘관을 돕는 보조 역할인 이상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이미 자율살상능력을 갖는 AI로봇으로 진화되는 과정에 있다. AI기능을 탑재한 드론은 목표를 스스로 식별하고 이미 명중률 90%로 전장을 누비고 있다. 만약 드론이나 로봇군단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인간의 판단 없이 목표를 기계가 결정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공포스럽다. 이란전쟁에서 미군이 철수해도, 방공망이 무너진 이란 상공에 AI드론이 떠다니며 표적들을 제거하고 있는 상황은 공상과학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나라는 현재 미국밖에 없고 이스라엘이 미국과 함께할 수 있는 제한적 능력을 갖는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가 참전하지 않는 것은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제거할 수 있는 절대능력을 독점하고 있다. 군은 산업시대의 하드웨어 회사처럼 설계된 조직이다. 우리 군도 예외는 아니다. 냉전시대의 무기들은 효용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빠르게 진행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어렵게 될 것이다.
윤덕민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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