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 대신 집콕"... 작년보다 더 독해진 미세먼지

파이낸셜뉴스       2026.04.05 18:24   수정 : 2026.04.05 18:29기사원문
지난달 기준 '나쁨' 수준 63%
대기 씻어낼 강수량도 줄어들어
전문가 "방역 마스크와 환기 중요"



"야외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주말마다 야외에서 러닝을 즐기는 서울 서대문구 주민 이모씨(32)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음'을 기록한 지난달 28일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러 나왔다가 30여분 만에 집으로 되돌아왔다. 눈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대기질이 좋지 않아 건강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끼고 뛰면 확실히 평소보다 숨 쉬는 게 힘들고 머리까지 아프다"면서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을 마셔도 소용이 없어 몇 시간 동안 누워 있느라 소중한 주말을 날려버렸다"고 이야기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 달 동안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PM2.5) 수치 평균 농도가 35㎍/㎥ 이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인 날은 19일(63.3%)에 달했다. 작년 기록(31일 중 15일·48.4%)을 크게 웃돌 정도로 대기질이 좋지 않았던 셈이다. 같은 달 23∼30일 전국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으로 올라간 날은 4일로 절반에 육박했다.

미세먼지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으며 입자의 크기에 따라 PM10(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와 PM2.5(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폐 깊숙이 미세먼지가 들어갈 경우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등 호흡기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기침, 호흡 곤란 등 급성 증상을 포함해 폐렴이나 천식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혈류를 타고 체내를 이동해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노인, 영유아, 임산부를 비롯해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는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시민들은 야외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직장인 김모씨(32)는 "여자 친구와 다음 주에 벚꽃 놀이 투어를 가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미세먼지 걱정에 야외에서는 사진만 잠깐 찍고 벚꽃이 보이는 카페나 식당에서 데이트할 생각"이라며 "공기 청정기가 있는 곳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이유는 이동성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이동성 고기압이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정체되며 공기의 순환이 막혔고 공기가 위아래로 섞이는 대류 현상이 약해졌다. 오염물질이 제대로 배출되고 있지 못하며 대기 하층에 일종의 '돔' 형태가 형성됐다. 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자주 들어오며 농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대기를 씻어낼 봄철 강수량이 감소하며 봄철 미세먼지 농도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지난달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43.9㎜로 지난해 같은 기간(38.2㎜)보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야외에 머문 시간이 길수록 몸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 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득이하게 외출할 땐 KF94급 방역 마스크를 쓰고 귀가 직후에 깨끗이 씻어 미세먼지 입자를 없애야 한다"며 "조리 과정에서도 미세먼지가 배출되기 때문에 실내에서 하루에 2~3번가량 10분 정도씩 환기를 하고 공기 청정기를 돌리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