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값 8개월새 두배…'유상할당 확대'에 상승세 탄력
파이낸셜뉴스
2026.04.06 18:26
수정 : 2026.04.06 18:26기사원문
이달초 KAU25 t당 1만6450원
작년 8월 8000원대서 크게 뛰어
전쟁 장기화에 4차 할당계획 영향
기업들 물량 확보위해 경매 몰려
정부, 외부사업 키워 수급 조절
위성·AI활용한 MRV등 검토도
■유상할당 비율 상향
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탄소배출권(KAU25) 가격은 지난해 8월 t당 8000원대에서 지난 3일 1만6450원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4차 배출권 할당계획 영향이 시차를 두고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족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4차 할당계획에서 배출 허용총량을 25억3730만t으로 설정, 이전 계획기간(30억4825만여t)보다 16.8% 줄였다. 특히 유상할당 비율을 확대해 발전부문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50%, 발전 외 부문은 15%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출권 확보 부담이 커지면서 산업계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다만 제도 변화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할당계획 확정 이후 첫 배출권 경매에서는 기업들의 관망세로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권 시장은 금융상품처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의 구매·지출 계획은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워 일정 시차를 두고 수요가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매수세는 4월 이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3월 말 기업별 배출량 명세서 제출이 완료되면서 부족·잉여 물량이 확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매수·매도 전략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경매 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BNZ 권동혁 부대표는 "경매에서 확보한 배출권은 이월이 가능해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은 향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발전부문이 석탄 사용을 늘릴 경우 배출권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경기둔화로 산업 생산이 줄어들 경우 수요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단기 방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출권 수급 부담 완화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배출권 수급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외부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하고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외부사업은 기업이 자체 감축이 어려울 경우 다른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이를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 외부감축 실적 인정 한도는 5%로 제한돼 있으며, 절차의 복잡성과 비용 부담으로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절차 간소화와 신규 사업모델 발굴, 국제기준 정합성 확보 등을 통해 제도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위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MRV(측정·보고·검증)' 도입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기후부 관계자는 "감축 의무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감축 수단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외부사업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