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진짜 기술력 있는 가업만 지원"…'무늬만 대형빵집' 상속공제 못 받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6 21:06
수정 : 2026.04.06 21:06기사원문
직접 제조 등 공제업종 선별 강화
토지 통한 편법상속 차단 등 강조
앞으로 빵을 직접 만들지 않는 베이커리카페 등 음식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정경제부는 6일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업상속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사망자)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인이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이번 개편은 1997년 제도 도입 이후 점진적으로 공제한도가 확대되고 요건은 완화되면서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이 발생해 제도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공제 대상 업종이 대폭 정비된다. 부동산임대업과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업종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음식점업 가운데서도 빵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베이커리카페 등은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업종 선정 과정도 강화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필요한 업종을 선별하고 심의 절차를 엄격히 운영해 납세자가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이 컸던 토지 공제도 크게 축소된다. 현재는 건물 바닥면적의 최대 3~7배까지 토지를 공제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범위를 줄이고 면적당 공제한도도 설정한다. 실질적으로는 토지를 물려주면서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방식의 편법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겸업기업에 대한 공제방식도 손본다. 앞으로는 공제 대상 업종과 비대상 업종을 함께 영위할 경우 매출액이나 자산 비중에 따라 나눠 공제하는 안분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한 경영 기간과 사후관리 기간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하고 상속 후 5년간 사후관리를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기간이 상향되고 경영 사실을 입증할 자료 제출과 정기점검도 강화된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이번 개선안을 2026년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무엇이 가업인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보자는 것"이라며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업종 중심으로, 지원 타당성이 낮은 업종은 과감히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이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개 업체를 선별해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인 11개 업체에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가 발견됐다.
이들 업체 가운데 제과점업으로 사업자 등록했으나 실질적으론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는 업체가 7개 확인됐다.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나, 커피전문점은 공제받을 수 없다.
일부 업체는 완제품 빵을 구입·판매하고 제빵시설이 없는 곳도 있었다. 업무와 관련 없는 부동산을 사업장에 포함, 등록한 4개 업체도 확인됐다. 최대한 공제를 받기 위해 주택 등 사적 공간도 사업장에 포함하는 식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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