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임신부 응급실 뺑뺑이, 28주 쌍둥이 사망·뇌 손상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4:39   수정 : 2026.04.07 15:48기사원문
대구 지역 병원 수용 거부 속 이송 지연
신고 4시간 만에 분당서울대병원 도착·수술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대구에서 조산 위기에 놓인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시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이 쌍둥이 중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도 중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이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대구 한 호텔에 머물던 임신 28주 차 미국인 임신부가 복통과 함께 조산 증세를 보였다.

남편은 초기 의료기관에 문의했지만 진료 이력 부재 등을 이유로 상급병원 방문을 권유받는 데 그쳤고, 이후 상태가 악화되자 새벽 다시 119 신고로 이어졌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송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 지역 병원(7개)들이 신생아 치료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라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면서 산모는 구급차 안에서 대기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상 부족으로 '수용 곤란'으로, 지역모자의료센터 역시 병상 부족, 산과전문의 부재, 신생아 치료 역량 부족으로 '수용 곤란'으로 각각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남편은 직접 운전을 결정했고, 산모를 태운 차량은 타 지역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도 119와 연락을 이어가며 수용 가능한 의료기관을 수소문했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와 접촉했으나 이송 방향이 엇갈리며 시간이 더 지체됐다. 이후 충북 일대에서 다시 구급차와 연결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이 이뤄졌다.

당시 산모는 양수가 터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모는 신고 약 4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해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쌍둥이 중 한 명은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중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산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유족 측은 국가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23년 대구에서 10대 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숨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 이후 이송 지연과 수용 거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책임형 응급의료 체계'가 도입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병원 수용 지연과 이송 혼선이 반복되면서 당시 도입된 응급의료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119 중심 병원 지정·수용 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한편 대구시와 소방당국은 소관부서인 보건복지부(공공의료과)와 경과 공유 및 기관 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또 이번주 중 상급종합병원장 등을 대상으로 권한대행(행정부시장) 주재 간담회를 개최 , 미 수용 사례 재발 방지 대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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