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작은 대만 만들어… 한국과 고향 茶문화 블렌딩했죠"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8:10   수정 : 2026.04.07 18:10기사원문
호후혜 호임당 대표
한국인 배우자 만나 제주도 정착
지역 식재료 대만 방식으로 해석
감귤+우롱차 '미깡우롱티' 탄생
한류 유행 고향에 역수출하고파

"제주에서 대만과 한국을 잇는 문화거점을 만들고 싶어요."

7일 대만 타이베이 출신의 호후혜 호임당 대표(사진)는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2024년 6월 제주에 밀크티 전문 북카페 호임당을 열고 대만과 한국을 잇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의 이름은 자신의 성(胡)과 남편 성(林)을 따 지었다.

매장 내부는 레트로 중화풍 인테리어로 꾸며져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 대표가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관광지가 아닌 '문화 접점'이라는 점 때문이다. 제주에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모이고 해외 방문객도 꾸준히 유입된다.

호 대표는 "서울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만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제주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호임당에서는 대만에서 직접 수입한 우롱차를 중심으로 다양한 차를 선보인다. 펑리수, 더우화 등 대만 전통 디저트도 직접 만든다. 최근에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만 위스키 카발란도 카페 메뉴에 포함했다.

대만 관련 문학·인문·사회과학 서적도 비치해 작은 북카페 역할도 한다. 그는 "손님들이 대만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새롭게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호 대표는 원래 전문 통번역사 출신이다. 일본 리쓰메이칸대 국제관계학과 재학 중 한국과 대만이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에서 한국어를 공부했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1년간 어학연수도 했다. 이후 성균관대 교환학생을 거쳐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통번역을 전공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지난 2020년 결혼했고, 서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만으로 이동해 약 3년간 거주했다. 배우자는 대만대 정치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호 대표는 게임회사 대만 지사에서 근무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2024년이다. 대만에서 한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에도 대만 문화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호임당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문화 실험공간'으로도 운영된다. 제주 감귤과 대만 우롱차를 블렌딩한 '미깡우롱티'는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제주의 식재료를 대만 방식으로 해석하는 시도다.

장기적으로는 제주 차 문화를 대만식으로 재해석해 역수출하는 것도 목표다. 그는 "제주와 대만 모두 차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두 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호 대표가 꿈꾸는 카페의 또 다른 기능은 '평화의 공간'이다. 매장 내부에는 반전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는 "정치나 이념을 넘어 대만과 중국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측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이어지고 있다. 량광중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대표도 매장을 찾은 바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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