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 장기화… 내년 영업익 세계 1위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7 18:29   수정 : 2026.04.07 18:29기사원문
1분기 영업익 글로벌 빅테크 4위
D램 가격 1년새 약 10배 올라
2분기도 가격 상승세 지속 전망
삼성, 고객사에 다년 공급 추진

지난 1월만 해도 삼성전자에서는 "사흘에 1조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2~3월에도 멈추지 않았다. 불과 1년 전 1.35달러(평균가격)에 불과했던 범용 D램 가격은 지난 1월 11달러에 이어 2월에는 13.5달러로 다시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1·4분기 영업이익 잠정 집계치는 57조2000억원이다. 역산하면, 지난 2~3월 사흘에 약 2조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휴일 없이 1개 분기(약 90일)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결과다. 설 명절·주말 등을 제외하면 사흘에 3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글로벌 4위' 수준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TSMC(20조~25조원)와 비교해도 2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 뉴노멀 구간 진입"

'57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은 한국 기업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치다. 이달 들어 해외 투자은행 및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나, 53조원 수준이 최대 전망치였다. 대부분 45조~48조원 수준으로, 50조원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핵심은 실적 경신 흐름이 뒤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얘기다. 4·4분기에는 100조원대의 영업이익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뉴 노멀(새로운 기준점) 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적 최대 공신인 메모리(D램·낸드) 반도체 실적은 상당 기간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 부문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계약 단위를 연 단위, 분기 단위에서 3~5년의 다년 공급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급락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상당수 계약이 3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속속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격전지인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경우 SK하이닉스와 주도권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흥국증권 손인준 연구원은 "HBM4의 경우 고객사 인증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현재 업계 내 가장 앞선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HBM 매출액은 27조5000억원(전년 대비 219% 증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 대열에 합류

삼성전자가 분기 실적 기준으로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어깨를 견주며 글로벌 빅테크 '톱5'에 진입했다는 점 역시 이번 57조원대 분기 실적이 가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1·4분기 영업실적을 이날 환율(달러당 1504원)로 환산하면 약 380억달러다. 최근 발표된 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알파벳(구글, 359억3000만달러)을 제치고, 애플(1위, 509억달러), 엔비디아(2위, 443억달러), MS(3위, 383억달러)에 이어 4위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내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엔비디아를 넘어 '세계 1위 영업이익' 기록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해외 시장 분석기관 및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엔비디아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시장 컨센서스)는 원화 환산 시 약 357조원이다. 삼성전자가 약 327조원 수준을 기록한다면 턱밑 추격이 가능하다. 내년에는 삼성전자(488조원·전망치)가 근소하게 엔비디아(약 485조원·전망치)를 앞지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4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상승한 데 이어 2·4분기에도 60%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일부 꺾임세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나 연간 1000조원을 상회하는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견인하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1·4분기 확정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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