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이스피싱 구멍’ 막는다…출금지연 예외無

파이낸셜뉴스       2026.04.08 06:00   수정 : 2026.04.08 06:00기사원문
금융위, 가상자산거래소 ‘통일 표준내규’ 시행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의 출금 지연 예외 기준을 대폭 강화해 보이스피싱 범죄수익 즉시 인출을 원천 봉쇄한다. 거래소마다 제각각이었던 예외 요건을 통일하고 엄격한 사후 관리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출금 지연 예외 혜택을 받던 이용자 중 약 99%가 출금 지연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출금 지연 제도 강화안’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거래소별로 운영되던 예외기준을 악용해 피해자금을 즉시 세탁·인출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5대 가상자산거래소(A~E)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발생한 사기이용계좌 2526건 중 59.0%인 1490건이 출금 지연 예외 대상 계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2257억원 중 75.5%인 1705억원이 예외 계좌를 통해 빠져나갔다.

거래소별 편차도 드러났다. A거래소는 사기 계좌의 59.2%가 예외 대상이었고 B거래소는 85.3%에 달했다. 이는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가입 기간이나 매매 이력만 있으면 출금 지연 예외를 허용해왔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리 만든 계정을 사용하거나 거래 요건을 급조할 경우, 즉시 인출이 가능했던 구조라는 지적이다.

새롭게 시행되는 표준내규는 출금 지연 예외 기준을 강화했다. 앞으로 모든 가상자산거래소는 예외 대상을 선정할 때 △가상자산 거래 횟수 △거래 기간 △입출금 금액을 필수로 고려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2025년 말 데이터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기존 예외 대상 고객 중 단 1% 미만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거래소들은 예외 적용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 원천 확인 등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를 연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정기적으로 제도운영 적정성을 재심의할 계획이다.

다만, 정상적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청산 등 보이스피싱과 무관한 사유로 즉시 출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허용할 방침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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