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은 옛날로 돌아갈 수 있나

파이낸셜뉴스       2026.04.08 09:30   수정 : 2026.04.08 10:54기사원문
2주 휴전 조건부 개방, 완전 정상화와는 거리
협상 결렬 땐 즉시 재봉쇄…선사·보험사 긴장
유가 12% 급락 "진짜 시험대는 2주 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협상에 합의하면서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초크포인트인 호르무즈 해협은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봉쇄 공포에 배럴당 12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협상 소식에 12% 이상 급락하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완전한 정상화가 아니라 조건부 개방에 불과해 글로벌 에너지·물류 시장에서는 "언제든 다시 닫힐 수 있는 시한부 안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란이 제시한 '통제된 통행' 방식이 국제 해상 질서를 흔드는 변수로 부상하면서 휴전 이후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열렸다지만 완전 개방은 '글쎄'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휴전의 핵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대신 미국이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부 교환이다. 표면적으로는 해협 봉쇄 리스크가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과 같은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된 상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이 제안한 방식은 단순한 개방이 아니라 관리된 통행에 가깝다. 특정 항로를 지정하거나 사전 승인 절차를 요구하는 형태가 될 경우 사실상 이란이 해협 통행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되는 구조다. 이는 국제 해상 운송의 기본 원칙인 자유 항행과 충돌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협은 열렸지만 여전히 통제권은 이란이 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개방은 철저히 휴전 조건에 묶여 있다. 2주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협상이 결렬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언제든 다시 봉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여전히 남아 있다. 통행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인데 재봉쇄 리스크는 글로벌 선사들의 항로 복귀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사에게도 새로운 리스크 요인을 추가한다. 선박 운항 경로, 통과 시간, 통행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10일 양측의 협상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유가 120달러서 급락... "2주 뒤가 진짜 시험대"


공급망 붕괴 우려로 폭등하던 국제유가는 휴전 소식과 함께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2% 넘게 떨어진 배럴당 98.7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 역시 14%가량 급락하며 95.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 분쟁 발생 이후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에너지 쇼크를 예고했던 시장이 일단은 극도의 공포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일시적 되돌림으로 보고 있다.
2주간의 휴전 기간 내에 구조적인 평화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유가는 다시 세 자릿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협상 성공 시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제거되며 유가가 안정되겠지만 협상 결렬 시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 우려가 커지며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상회하는 강력한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K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유동량의 20%를 담당하는 혈관"이라며 "단순한 통행 재개를 넘어 해협 내 안전이 완전히 담보되지 않는 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은 가격에 계속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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