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도입… 성장성 따져 대출 더 내준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9 18:08   수정 : 2026.04.09 18:08기사원문
금융위 SCB 도입방안 발표
담보·보증부 대출 쏠림 개선
단골고객 증가 등 종합 반영
소상공인 70만명에 혜택

앞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대출상환이력 등 금융정보가 미흡해도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대출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성장 잠재력까지 반영한 신용평가체계 도입을 통해 담보대출이나 보증부대출에 쏠린 대출 시장을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70만명의 금융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신용평가체계의 핵심은 기존 담보·금융이력 이외에 매출, 업종, 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우선 인공지능(AI)을 통해 매출과 업력, 근로자 수 등 계량 지표들을 측정해 1차적으로 등급을 산출한다. 이후 사업자 역량이나 영업 전략 등 계량화하기 어려운 지표들을 분석하고 가점을 부여해 최종 등급을 정한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돼 상위 S등급을 받을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기존 대비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체계는 과거 금융거래이력과 담보물 등 부실 가능성 예측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가 담보·보증대출이다. 이에 잠재력 있는 소상공인이 대출 거절을 당하거나 고금리 사채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앞으로는 사업자의 역량과 상권 특성, 업종 트렌드, 영업전략, 서비스 차별성, 인지도, 온라인 플랫폼 정보 등 당장 매출이 낮더라도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들을 분석해 신용등급을 매길 방침이다.

예를 들어 단골고객 증가와 온라인 주문 확대로 매출이 꾸준히 상승함에도 금융이력이 부족해 그간 고금리의 대출을 받아야 했지만 이젠 매출 성장 추이 및 온라인 주문 증가율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출 시장 개편을 통해 향후 소상공인 70만명에게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대출을 공급하고, 금리를 845억원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하위 신용등급 소상공인 가운데 약 32만명이 최상위 S등급으로 조정돼 신규 및 추가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선 IBK기업·우리·KB국민·신한·NH농협·하나·제주 등 7개 은행이 오는 8월부터 소상공인 대출 상품 심사에 SCB 등급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오는 2028년에는 전 금융권이 이 같은 평가체계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면책제도를 도입하고,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은행별 SCB 활용 평가 실적을 포용금융 종합평가에 참고할 계획이다.

또 신용정보원 내에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해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할 통계 분석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신용평가 시스템의 도입은 담보나 과거 이력에 의존하던 금융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미래형 금융'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재무적인 여건이 부족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들에게 자금이 공급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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