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로 불어난 '전쟁추경'… 끼워넣기 예산 잘라낸다

파이낸셜뉴스       2026.04.09 18:16   수정 : 2026.04.09 18:15기사원문
정부, 과도한 증액 자제 촉구
與, 정부 의견 반영 축소 방침
野, 전쟁 무관 사업 삭감 요구
예결위 소위, 감액 작업 착수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31조4100억원으로 증액된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통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 심사가 종료되면 10일 예결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열고 처리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과도한 증액은 자제해 달라고 촉구한 만큼, 소위 심사 과정에서 감액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10일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추경안은 기존 정부안인 26조2000억원 규모에서 31조41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9739억원 증액됐고, 행정안전위에서 7398억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에서 6099억 등 총 10개 상임위 중 8곳에서 3조5000억원 가량이 불어났다.

야권은 추경안에 전쟁과 무관한 사업들이 대거 포함됐다며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인 짐캐리 예산이 '중국 추경'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김어준 방송 TBS 지원 예산을 지적하자 여당 대표가 그 자리에서 자백하고 삭감했다"며 "이런 엉터리 예산들은 이것뿐 아니다. 꼼꼼하게 따져서 뺄 거 다 빼고 꼭 필요한 사업들만 채워 넣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짐캐리 서비스 306억원, 감사원이 지적한 먹튀 사업 베란다 태양광 725억원, 영화 할인 580억원. 중동에서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회에서 영화표를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며 "비판적으로 심사한다면 상임위를 거치며 살이 빠져야 정상인데 살이 쪄서 돌아나온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기존 안에서 과도하게 증액될 경우,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증액 자제를 요청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안) 틀을 기본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국채를 발행해서 추경을 더 하라는 뜻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예결위도 소위에서 감액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중화권 관광객 유치 지원 사업,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도 정부 의견을 반영해 추경안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에게 직접 요구한 '국민생존 7대 사업'인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 긴급 지원 △유류세 인하 △K-패스 할인 확대 △생계형 소규모 운수업자 지원 △택시업계 유류바우처 지원 △에너지 취약계층 농수산물 구매 바우처 지원 △자영업자 배달용 포장용기 구매 지원 등이 어느정도 반영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다만 민주당은 △고유가 지원 사각지대 해소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강화 △석유 의존도 하향 및 에너지 안보 강화를 증액 원칙으로 삼았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중동 상황 장기화로 인한 민생 경제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겠다"며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유 중심 산업 체계 개편 같은 에너지 대전환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