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성폭행"…20대 알바생, 경찰 '무혐의 처분'에 이의 신청서 제출하고 숨져
파이낸셜뉴스
2026.04.10 08:18
수정 : 2026.04.10 08: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르바이트를 하던 주점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20대 여성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경찰의 무혐의 결정 이후 이의 신청서를 작성한 뒤 이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회식 후 항거 불능상태에서 간음 당했다' 주장한 여성
A씨는 이날 새벽 영업을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까지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항거 불능인 자신을 사장인 B씨가 간음했다고 주장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A씨를 한차례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 이후 성폭력 등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으며, 그 결과 운전면허 취소 기준(0.08%)이 넘는 0.085%로 나타났다.
"사건 직후 웃으며 대화했다" 경찰 무혐의 결정...결국 극단선택
그러나 경찰은 이후 A씨를 추가로 부르지 않았으며, 지난 2월 14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B씨 측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에 A씨 진술과 달리 그가 사건 직후 웃으며 대화하고 걷는 모습이 포착된 점, B씨가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으로 토대로 A씨가 항거 불능 상태였거나 B씨가 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18일 A씨는 불송치 통보서를 받았고, 사흘 후인 21일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는 이날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이 A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사건 직전 지인에게 '가개(가게)'등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긴 기록이 포착됐다. 사건 직후 A씨는 친구에게 사장인 B씨가 자신을 간음했다는 내용과 함께 "죽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사건 11일 전에는 친구에게 "사장한테 성추행 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에게 남긴 메시지 등 확인 안한 경찰.. 유족 "단편적 증거로 판단"
이는 전부 경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기 전 확인하지 않은 자료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 측은 "경찰이 단편적인 증거로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서 당시 상황이 전부 확인되기 때문에 피해자 2차 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며 "(디지털 증거는) 당시 피해자가 제출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A씨가 남긴 이의 신청서가 경찰에 의해 접수돼 해당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달 16일 'CCTV 시간 오차를 확인하고 참고인 대면 조사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하라'는 취지로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참고인 2명을 추가 조사한 결과 등을 지난 8일 검찰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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