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도 물가만큼, 그보단 시스템···신현송 체제 한은의 방향성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4:35   수정 : 2026.04.12 11:56기사원문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외환시장 안정에 초점
한은, 일반원칙 개정해 '외환시장 안정 노력' 공식화
다만 환율 레벨보단 변동성 완화에 중점 둘 전망
보다 크게는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을 것
주도 부문 및 기업 이외 부분 크레딧 리스크 경계

[파이낸셜뉴스] 시장에선 신현송 체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초점을 금융안정에 맞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저 금리로 물가와 경기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대내외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금융 구조를 짜고자 하는 색채가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을 잡는 게 부각된 과제다.

다만 기본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전체 시스템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관리자 역할에 보다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한은' 될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향후 한은의 핵심 과제로 외환시장 안정이 거론된다. 특히 지난 2월말 발발한 중동 사태를 거치며 환율은 단순히 수출입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를 넘어 금융여건을 결정하는 변수라는 점이 각인됐다. 신 후보자도 2017년 국제결제은행(BIS) 소속으로 "신흥 시장에선 달러 대비 국내 통화 약세가 국경을 넘는 은행 대출과 투자를 모두 위축시킨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이미 이 같은 방향성을 제도에 반영한 상태다.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 운영의 일반원칙'을 개정해 '금융시장 안정 노력'이라고만 돼있던 항목을 '금융·외환시장 안정 노력'으로 바꿨다. 환율 등이 물가와 금융안정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통화정책 결정 기준 중 하나로 삼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에 꾸준하게 부담을 주는 고환율 고착화 방지가 중앙은행 책무"라며 "신 후보자가 총재가 되면 환율을 (통화정책의) 중요 고려 요인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 완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꾸준한 상승세도 문제지만 빈번한 오르내림이 실물경제를 보다 크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과 대비가 안 되기 때문에 수입기업과 수출업체가 번갈아가며 환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신 후보자도 레벨 자체보단 달러유동성을 강조했다. 외화 조달 및 유동성 등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론 한은의 외환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총재에 따라 한은의 색깔은 바뀌지만, 본질은 변하진 않아서다. 이창용 총재가 강조해왔듯 환율 안정은 통화정책의 직접 목표가 아니기도 하다. 법상 '환율이 영향을 미치는 물가' 관리가 목적이다. 실질적으론 쓸 수 있는 수단이 외환보유액 활용, 국민연금과의 스왑 정도밖에 없다.

■"크레딧 리스크 막아야"

결국 환율까지 포괄해 한은이 수행해야 할 기초 과업은 금융안정이다. 신 후보자도 중앙은행의 전통적 우선순위인 물가·성장과 함께 금융안정을 병렬적으로 언급해왔다. 이때 금융안정은 신용(크레딧) 리스크를 막는 작업이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특정 부문과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나머지는 부실 우려가 남아있는 'K자형'인 만큼 전자가 삐끗할 경우 언제든 금융권으로 피해가 번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가계부채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신 후보자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두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88.6%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고, 신 후보자도 '실용적 매파'로 분류되는 만큼 중앙은행이 이에 발을 맞출 수 있단 기대도 형성돼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를 이끄는 일부 이외 부분에서 발생한 크레딧 리스크가 은행으로 옮겨가고, 결국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통로를 차단하는 게 한은이 점검해야 할 지점"이라며 "금융안정을 목적으로 가계부채나 부동산 역시 거시적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제1 과제는 물가이지만 그에 대한 환 효과는 배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외환시장 유동성 여건 등도 통화정책에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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