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55 하위 0.1%의 비극… '염색약 절도' 지적장애인...법원은 실형
파이낸셜뉴스
2026.04.14 07:00
수정 : 2026.04.14 07:00기사원문
절도 혐의...최근 8년 간 3차례 동종 범행 지적장애 2급 판정 등 감경 사유로 작용 法 "절취 금액 소액·피해자와 합의한 점 참작"
[파이낸셜뉴스] "염색약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지난해 1월 8일 오전 3시께 서울 강동구의 한 건물. 출소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A씨(51)는 피해자 B씨가 운영하는 점포 출입문 앞에 놓여 있던 택배 상자를 발견했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상자를 열어본 A씨는 안에 들어 있던 염색약을 꺼내 그대로 가져갔다. 해당 물품의 시가는 약 10만원 상당이었다.
그럼에도 A씨는 출소 약 6개월 만에 다시 범행에 나섰다. 법원은 이를 동종 범죄 전과가 반복된 상태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이 종료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저질러진 누범 기간 범행으로 판단했다.
결국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심동영 판사)은 지난달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절취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참작하면서도 반복된 절도 전력과 누범 상태에서의 재범이라는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했다.
A씨의 정신 상태도 재판에서 함께 다뤄졌다. 기록에 따르면 A씨는 과거 뇌전증 치료를 위해 전두엽·측두엽 절제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고 지적장애 2급 판정도 받았다. 이후 진행된 심리검사에서도 지능지수(IQ)가 하위 0.1% 수준에 해당하는 55로 평가되는 등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매우 낮은 상태로 확인됐다.
의료진 역시 "(A씨가) 성인으로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사회적·경제적 영역에서의 독립적인 역할 수행에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한정후견개시(판단 능력이 일부 부족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하는 절차) 심판을 받아 이전 절도 사건 재판에서 심신미약 감경도 이뤄진 상태였다.
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A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판단했지만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 후 A씨는 또다시 6개월 간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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