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호르무즈가 핵심…美-이란, 첫 협상서 '휴전 리스크' 논의할 듯

뉴시스       2026.04.10 18:09   수정 : 2026.04.10 18:09기사원문
파키스탄 외무 셔틀협상…대면할 수도 종전 공감대無…휴전부터 명확히 할 듯 외신 "장기적 종전 위한 '협상 시작점'"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가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평화 협상을 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43일 만이자 2주 휴전 합의 3일 만이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2026.04.10.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가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평화 협상을 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43일 만이자 2주 휴전 합의 3일 만이다.

양국은 이란 우라늄 농축, 제재 완화 등 종전 조건보다는 레바논 휴전,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당장 휴전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현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CNN 등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과 이란 대표단은 11일 오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협상을 시작한다.

이란은 아직 대표단 구성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파키스탄이 양국을 오가는 셔틀외교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협상 진행 과정에서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직접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재역으로는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나설 예정이다. 양국간 메신저 역할을 했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도 참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는 협상 의제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종전 조건에 대해 합의된 인식 기반이 없다. 2주 휴전을 타결하면서 서로 자국의 종전 조건을 관철시켰다는 선전전만 펼치고 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이란과의 평화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대표로 나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2026.04.10.


미국 측 15개항에는 이란 우라늄 농축 금지 및 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 대리세력(이란 측 명칭 '저항의 축') 전략 포기, 탄도미사일 사거리·규모 제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이 주장하는 10개항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우라늄 농축권 인정, 모든 제재 해제, 레바논 포함 모든 전선 종전, 역내 미군 철수 등이 들어가 있다.

이란은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10개항 제안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라고 언급한 점을 강조하며 "미국이 10개항을 수용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발표한 10개항이 아닌 중재국이 수정한 10개항을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첫번째 10개항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따라서 양국은 아무런 접점이 없는 종전 협상은 일단 뒤로 한 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휴전 조건 문제를 우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우선 휴전의 명확한 범위에 대해 합의를 봐야 한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레바논 전선도 휴전 대상에 포함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은 실제로 레바논 휴전을 협상 개시의 전제 조건으로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며, 지속될 경우 이란도 협상을 거부하고 전투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9일 "파키스탄이 공개적이고 분명하게 밝힌 레바논 (휴전) 문제를 부정하거나 번복할 여지는 없다"며 "미국이 의무를 준수하는 경우에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테헤란=AP/뉴시스] 미국과의 평화 협상에서 이란 대표를 맡을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2026.04.10.


휴전 체제 붕괴 위험성을 인식한 트럼프 행정부도 상황 관리에 나섰다. 8일 밴스 부통령에 이어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자제 메시지를 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휴전을 일축하고 있어 이란이 판을 깰 가능성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레바논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공격 중단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둘러싼 힘겨루기도 본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만약 하고 있다면 당장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가 맺은 합의와 다르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전제로 2주 휴전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이 아직 막혀 있다는 지적에 거리를 두며 상황을 관망해왔다. '합작법인'을 언급하며 통행료 공동 징수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이 해협 통제권 '굳히기'에 들어가자 압박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우리가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과 순교자들의 '피값', 다친 이들에 대한 보상을 반드시 요구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가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평화 협상을 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43일 만이자 2주 휴전 합의 3일 만이다. 사진은 이란 항만 당국이 8일(현지 시간) 지정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로.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이란 항만 당국은 8일 모든 선박에 이란 본토 연안의 라라크섬 인근 항로로만 통항할 것을 통보했다. 기뢰 위험을 이유로 들었으나 해협 통제권 강화 조치로 풀이된다.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서는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걷고, 미국·이스라엘 연관 선박은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첫 협상에서 종전을 향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보다는 휴전 체제를 먼저 안정화한 뒤 추가 협상을 통해 최종 핵 합의를 타진해갈 가능성이 높다. 양국이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전쟁을 재개하는 파국이 올 수도 있다.

CNN은 "이번 주말 회담으로 양측의 깊은 간극을 단기간에 해소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이번 회담은 장기적인 전쟁 종식을 위한 무수한 협상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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