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 26.2조 확정…고유가 피해 지원금 이달 지급 개시

뉴스1       2026.04.11 06:02   수정 : 2026.04.11 06:02기사원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2026.4.10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의 한 주유소. 2026.4.1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민생 부담 완화를 겨냥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총 26조 2000억 원 규모로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 고유가 피해지원금, 나프타 수급 대응 등에 투입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일부 사업을 감액하는 대신 유류비·교통비 부담 완화와 나프타 수급 안정 등 체감도가 높은 사업 중심으로 증액이 이뤄졌다.

이번 추경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경기 하방 리스크를 완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고유가 충격이 민생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추경을 신속히 집행할 방침이다.

순증 없이 26.2조 확정…K-패스·나프타 등 증액

11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26조 2000억 원 규모의 2026년도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안에는 △고유가 부담 완화(10조 4000억 원) △민생 안정(2조 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공급망 안정(3조 원) △국채 상환(1조 원) 등의 예산이 반영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 사업인 K-패스를 반값 수준으로 개편하고 추가 환급을 도입하기 위해 1000억 원을 증액했다.

정액형 가격을 절반 이상 할인한 '3만 원 반값패스'를 새롭게 출시하고,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할 경우 저소득층은 83.3%, 일반은 50%까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또 고유가에 따른 농어민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비와 비료·사료 지원 등에 약 2000억 원을 증액했다.

구체적으로 농기계 유가연동보조금 529억 원을 신설하고, 어업인 면세경유 유가연동보조금 94억 원을 증액했다. 무기질 비료 지원 확대 73억 원, 연안여객항로 단기적자 지원사업 68억 원을 반영했다.

산업 및 주요 생필품 생산의 필수재인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한 예산은 2000억 원 늘었다. 반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건전성을 고려해 출연금 예산은 각각 500억 원, 400억 원 감액했다.

벤처펀드의 미투자 자금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중소기업 모태조합 출자 예산 1100억 원과 K-콘텐츠펀드 출자 250억 원을 감액했다.

내일배움카드 사업은 본예산 규모와 다른 직업능력개발사업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1018억 원을 줄였다.

이번 추경은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 25조 2000억 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 원을 활용한다.

올해 총지출은 753조 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8%, 국가채무비율은 50.6%로 정부안과 같다.

민생 부담 낮추고 물가 잡는다…성장률 하방 방어

이번 추경은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지난달 석유류 소비자물가는 9.9% 급등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통해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간계층 일부까지 소비 여력을 보전한다.

대중교통 환급 확대는 교통비 부담을 직접 낮추는 효과가 있다. 초과세수를 활용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점도 물가 자극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 측면에서는 나프타 수급 지원과 수출금융 확대를 통해 석유화학·제조업 생산 차질을 줄이고 공급망 불안에 대응한다.

특히 이번 추경으로 0.2%포인트(p)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추경 효과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1.8%→1.9%), JP모건(2.0%→2.2%), 홍콩상하이은행(1.8%→1.9%) 등이 직전 전망보다 수치를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직전 전망(1.7%)보다 0.2%p 상향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추경 편성 등을 이유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긴급 상황인 만큼 추경을 선제적으로 편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추경이 적재적소에 빠른 시일 내에 투입돼야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만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라며 "넘치는 세수를 중동 전쟁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지원하는 만큼 민생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늘 재정집행회의…이달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국무회의 직후에는 재정집행 점검회의를 열고 신속 집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집행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 특히 현금성 지원을 조기에 집행해 소비 여력을 보완하고,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에너지 바우처 등 민생 체감도가 높은 사업은 이달 중 지급을 시작한다.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10만~60만 원을 지원한다.

나프타 대체 수입 지원, 청년 일자리 사업 등은 공고와 사업자 선정 절차를 앞당겨 집행 지연을 최소화한다.

교부세 9조 4000억 원은 추경 통과 직후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한다.
지방 추경과 연계해 복지·투자 사업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추경 집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사업별 집행률을 관리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한다.

기획처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위기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부는 확정된 예산을 최대한 조속히 집행할 계획"이라며 "재정집행점검회의를 열어 신속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즉각적인 집행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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