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속 의약품 사재기 우려..제약업계 공급 관리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4:07   수정 : 2026.04.12 14:07기사원문
포장재 수급 불안에 병의원 과잉 주문 움직임
주요 제약사 출하 승인·주문 제한 등 대응 확대
정부도 현장 점검, 필수 의약품 공급 안정 총력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 긴장 여파로 원료와 포장재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약업계가 의약품 사재기 차단을 위한 공급 관리에 나섰다. 일부 병의원과 약국에서 재고 확보를 위한 과잉 주문 움직임이 감지되자 선제적으로 출하 기준을 강화하고 주문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들은 최근 특정 품목에 대한 주문이 급증하자 내부 승인 절차를 도입하고 공급량을 제한하는 등 재고 관리에 들어갔다.

이는 포장재 원료 수급 차질 가능성과 물류 불확실성에 대비해 고객 간 물량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유한양행은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해열진통용 주사제 아세트아미노펜 주문이 일정 수량을 넘을 경우 영업부서장 승인을 거쳐 출하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수액 백 형태 제품에 대한 주문이 늘어나면서 과잉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자 재고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한 것이다. 회사는 다른 수액제 역시 대량 주문 시 별도 승인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도 약국 자동조제기 포장지 공급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약국별 최근 3개월 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설정해 일시적인 가수요 발생을 차단하고, 특정 거래처로 물량이 집중되는 상황을 방지할 계획이다.

포장지 주원료인 저밀도 폴리에틸렌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선제적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수액제 공급 업체들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일부 고객사의 과다 주문에 대해 조정 절차를 진행하며 공급량을 관리하고 있다. 주문 검토 과정이 추가되면서 일시적으로 주문 처리 시간이 늘어나자 주문 접수 시간도 조정해 대응 중이다. JW신약 역시 사재기 성격의 과주문이 발생할 경우 영양수액류 도매 출하를 제한하고 의료기관의 과잉 사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의료기관의 재고 운영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대형병원의 경우 통상 2~3개월분 재고를 유지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재고를 최소화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공급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면 단기간에 주문이 몰리며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상황 점검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수액제 제조업체와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주사기, 주사침, 포장재, 수액세트 제조업체들과 잇따라 현장 회의를 진행하며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필수 의료제품의 안정적 공급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 차원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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