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단타 막을 코너스톤 제도…대형기관 물량쏠림 우려 여전

파이낸셜뉴스       2026.04.12 18:38   수정 : 2026.04.12 18:38기사원문
6개월 보유 약속한 기관투자자에
공모주 일부 사전배정하는 제도
8년 표류하다 본회의 통과 앞둬
허수 걸러내 합리적 공모가 형성
상장 첫날 급락 예방효과 있지만
소형기관은 투자기회 줄어들수도

기업공개(IPO) 시장 장기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우량한 기관에 상장 후 6개월 이상 장기 보유를 전제로 공모주 일부를 미리 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시장에선 단타 중심의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특정 기관에 배정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에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를 남겨둔 만큼 이르면 상반기 내 본회의 통과가 가능할 전망이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IPO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예비상장기업과 상장주관사가 기관투자자를 모집해 사전 투자 수요조사를 허용토록 하는 제도다.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하는 기관에는 6개월 이상 보호예수(락업)를 전제로 공모주 일부를 사전에 배정한다. 코너스톤 투자자 자격 범위는 자산 범위가 큰 대형 기관을 중심으로 대통령령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상장 전 장기 투자자를 미리 확보해 공모주 시장을 '단기 차익' 중심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게 제도의 취지다. 현행법상 IPO 기업과 주관사는 증권신고서가 금융당국에 수리된 이후에만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기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써내거나, 의무보유를 확약하지 않은 뒤 상장 직후 대량 매도해 차익을 내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면서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고 합리적 공모가 형성 과정이 작동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 제도는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도입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2018년 한국거래소가 처음 도입을 제안한 뒤 금융당국의 IPO 개선책으로 늘상 포함됐지만 제도화에 이르진 못했다. 이미 홍콩을 비롯한 싱가포르, 유럽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해당 제도가 활성화됐다.

업계에선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가 도입되면 IPO 기업의 자금 확보 안정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타 과열 현상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량 기관이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하면 시장 신뢰를 끌어올려 IPO 딜 흥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6개월 이상 매도할 수 없다보니 상장 직후 주가 변동도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제도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일부 대형 기관에 대한 배정 '몰아주기' 논란 우려 때문이다. 통상 외국에서는 연기금, 국부펀드, 보험사 등이 코너스톤 투자자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들이 사전에 IPO 기업에 대한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으면 일반 기관들은 우량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너스톤 투자자에게 공모주 물량이 사전 배정되면, 본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일반 기관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장기 투자 여력은 낮지만 자본 회전이 필요한 중소형 기관들의 경우 투자 기회 형평성 차원에서 득보단 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IPO 제도 개편 이후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이 늘면서 장기투자 문화가 일정 수준 자리를 잡은 만큼, 코너스톤 제도 도입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에 공모주 물량 일정 비율을 우선 배정토록 규제화했다. 한 IPO 담당자는 "지난해 이후 우량 딜일수록 기관 락업 비율이 70%를 웃돌고 있어 코너스톤 제도 도입으로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선제적으로 시도하겠다는 주관사도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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