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API 거래, 시세조종 악용 주의보…금감원 "엄정 조치"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2:00
수정 : 2026.04.13 12:00기사원문
거래대금의 30% 차지하는 API, 인위적 거래 부풀리기 등 확인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24시간 자동 매매가 가능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사례가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이용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API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의 30%대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으나, 이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시세와 거래량을 왜곡하는 행위가 포착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향후 거래소의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하고 위법 의심 계정에 대해 신속히 기획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API는 투자자가 설정한 조건에 따라 24시간 자동 주문이 가능다. 하지만 최근 이를 악용해 시장가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외관을 형성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주요 불공정거래 사례로 지목됐다.
또한 현재가보다 낮은 가격대에 대량의 매수 주문을 넣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하며 매수 대기 물량이 많은 것처럼 속이는 '허수 주문' 사례도 확인됐다.
다수 계정을 조직적으로 연계해 매수와 매도를 주고받는 '통정매매' 역시 API를 통해 지능화되고 있다. 복수 계정이 API 프로그램에 따라 기계적으로 거래를 주고받으며 가격을 왜곡하는 식이다. 특정 목표가격까지 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가 매수 주문을 지속적으로 제출하는 방식도 API를 이용한 주요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꼽혔다.
금감원은 특히 거래소별로 가격이 초기화되는 이른바 '경주마' 시간대에 고빈도 API 거래가 집중되는 점을 지적하며, 이 시기의 단기 급등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용자 유의사항도 제시됐다. API 이용자가 무분별하게 공유된 고빈도 단주매매 코드를 사용할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시세조종 행위로 간주돼 처벌받을 수 있다. 특히 'API Key'는 본인 인증을 거친 거래지시 수단이므로, 이를 타인에게 유출해 불법 행위에 이용될 경우 공범으로 형사처벌될 소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API 주문에 대해 정밀한 시장감시 기준을 마련하는 등 거래소와 협력해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며 "과도하게 매매를 반복하는 의심 계정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사를 통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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