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 그리 많더니"..외국인 등산 유행이 부른 '나비효과'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7:42
수정 : 2026.04.14 17: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등산'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백화점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명동과 도심 상권을 찾은 외국인들이 쇼핑을 넘어 북악산·남산 등 인근 산을 오르는 일정까지 포함시키면서 아웃도어가 백화점의 새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떠오르고 있다.
'체험형 관광'에 아웃도어 특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4분기 기준 아웃도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2%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2월 누계 기준 120% 급증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72.1% 늘며 연초부터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추세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신세계백화점이 79.0%, 현대백화점이 70.2%, 롯데백화점이 60%씩 매출이 증가하며 외국인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분기별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등산 시즌인 지난해 3·4분기에는 신세계백화점 58.3%, 현대백화점 58.4%, 롯데백화점 60% 매출이 증가했고, 4·4분기에도 각각 53.3%, 52.4%, 5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에도 불구하고 분기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외국인의 아웃도어 소비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외국인 관광 패턴이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명동 일대에서 화장품과 패션 쇼핑에 집중하던 일정이 최근에는 한국의 자연과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도심에서 접근이 쉬운 북악산, 남산, 인왕산 등이 있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서울시가 2022년부터 북한산·관악산·북악산 등에서 운영 중인 '서울등산관광센터'를 통해 등산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등 인프라를 확충한 점도 수요를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북한산·북악산·관악산 등 3개 등산관광센터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2022년 1753명에서 2025년 1만8693명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2022~2025년 누적 방문객 18만7028명 가운데 외국인은 4만3433명으로 23.2%를 차지했다. 특히 북한산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비중이 70%를 웃돌며 'K등산'이 단순 체험을 넘어 주요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네파,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K2 등 국내 브랜드를 비롯해 아크테릭스, 살로몬,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브랜드까지 기능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제품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가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외국인 공략 본격화
백화점 업계는 외국인 수요 확대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9일까지 전 점포에서 '롯데 액티브 위크'를 열고 아웃도어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에 살로몬 매장을 새로 열며 외국인 수요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수요 확대에 맞춰 4월 한 달간 '비짓코리아' 회원을 대상으로 패션 등 분야에 회원 대상 쇼핑 바우처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쇼핑을 넘어 등산 등 한국의 자연을 체험하는 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K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수요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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