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안 잡은 대가 가혹하네" 다가오는 공포… 14경기 무승 토트넘, 49년 만의 '강등' 현실화
파이낸셜뉴스
2026.04.13 17:32
수정 : 2026.04.13 17:32기사원문
'해결사' 손흥민의 뼈아픈 공백
91년 만의 '14경기 무승' 굴욕
새 사령탑 데 제르비도 '무용지물'
강등 확률 46%… 다가온 2부행 공포
[파이낸셜뉴스] 한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호령하던 북런던의 명가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팀의 상징이자 확고한 구심점이었던 '캡틴' 손흥민(LAFC)이 떠난 이후, 토트넘 홋스퍼는 그라운드 위의 리더십과 득점력을 동시에 상실한 채 49년 만의 2부 리그 강등이라는 끔찍한 악몽과 마주했다.
토트넘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덜랜드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기록이 토트넘의 처참한 현주소를 대변한다. 토트넘이 리그 14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구단이 2부 리그로 강등당했던 1935년 이후 무려 91년 만의 일이다. 1977년 이후 단 한 번도 1부 리그 밖으로 밀려난 적 없던 명가의 자존심이 철저하게 짓밟히고 있다. 반면 선덜랜드는 2010년 이후 16년 만에 토트넘을 제물 삼아 리그 10위로 도약하는 기쁨을 누렸다.
프런트의 무능과 조급함은 사령탑의 잦은 교체로 이어졌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로 시즌을 출발한 토트넘은 부진이 길어지자 이고르 투도르 감독을 선임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경질하는 촌극을 빚었다. 결국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언에서 지도력을 입증했던 로베르트 데 제르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새 감독 효과'는 없었다.
선덜랜드전은 꼬일 대로 꼬인 토트넘의 현실을 축약한 한 판이었다.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두드리고도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던 토트넘은 후반 15분 치명적인 결승골을 헌납했다. 선덜랜드 노르디 무키엘레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 미키 판더펜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는 불운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핵이자 주장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마저 잃었다. 로메로는 상대 공격수를 막는 과정에서 안토닌 킨스키 골키퍼와 강하게 충돌하며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공수를 지탱하던 기둥들이 연이어 무너지며 토트넘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보장하며 공격의 물꼬를 트던 손흥민의 부재다. 위기의 순간마다 환상적인 스프린트와 결정력으로 팀을 구하던 확실한 해결사가 사라지자, 토트넘의 공격진은 무기력한 공방전만 되풀이하고 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Opta)는 토트넘의 강등 확률을 46.06%로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35.56%)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단 한 경기만 승리한다면 분위기가 확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는 데 제르비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는 애처롭게 들릴 지경이다.
이제 토트넘에게 남은 기회는 단 6경기뿐이다. 에이스를 떠나보낸 뒤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토트넘이 과연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잔류의 희망을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씁쓸한 시선이 북런던을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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