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모독 용납못해" 이탈리아 총리, 트럼프 첫 비판
파이낸셜뉴스
2026.04.14 09:08
수정 : 2026.04.14 09:08기사원문
멜로니 총리, 트럼프의 교황 공격 발언에 입장 표명
교황의 전쟁 반대 발언은 정당한 역할이라고 반박
친트럼프 성향에도 처음 공개 비판 나서 양국관계 변화 신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교황 비판을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부와 정치권, 가톨릭 사회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처음으로 공개 비판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며 평화를 촉구하고 전쟁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와 정치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그동안 공개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이번 발언을 계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야당은 멜로니 총리가 대응이 늦었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정 파트너인 마테오 살비니도 "교황을 공격하는 것은 유용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은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알제리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과 만난 레오 14세는 "트럼프와 논쟁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교회의 역할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갈등 완화를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는 교황 선출 과정까지 문제 삼으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그는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어떤 정부도 두렵지 않다"며 발언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톨릭 사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탈리아의 가톨릭 학자 마시모 파조올리는 "히틀러나 무솔리니조차 교황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교황이 세계 지도자의 발언에 직접 대응하는 사례가 드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안이 이례적인 충돌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가톨릭 신자가 약 7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정치적 파급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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