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휘발유 보조금 정책에 정유사들 "업계에 월 1.8조 떠넘기기"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4:01
수정 : 2026.04.14 14: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지난달 도입한 휘발유 보조금 정책에서 정유사들에게 일부 비용을 자체 부담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유사들이 떠안는 비용이 월 2000억엔(약 1조8624억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일본 정부가 정유사에 지급할 유가 보조금을 책정하면서 자국에서 주로 쓰는 두바이유가 아닌 중동 사태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가격이 안정됐던 북해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삼아 논란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정유사의 조달·정제 비용과 170엔 사이의 차액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식이다. 지난 9~15일 기준 보조금은 리터당 48.8엔(약 454.37원)이다.
문제는 보조금 산정 방식이었다. 정부는 유럽 원유 지표인 북해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채택했다. 기존에는 중동 기준인 두바이유를 사용했지만 이를 변경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두바이유 가격은 급등해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북해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49달러 높았다. 이는 리터당 약 48엔(약 446.92원) 차이에 해당한다. 정부는 북해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정유사들은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원유를 구매하기 때문에 실제 석유 조달·정제 비용에 못 미치는 보조금을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보조금이 지급된 지 1개월간 정유사의 자부담은 약 800억엔(약 7448억6400만원)에 달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경유 등을 포함한 전체 연료 기준으로는 최대 2000억엔이다.
일본 자원에너지청은 "브렌트유 가격 변동이 안정적이어서 적절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은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 실제 구매하지 않는 유럽 지표를 기준으로 삼은 근거는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 정유사 관계자들은 보조금 기준을 브렌트유로 한다는 일방적인 통고를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면서 실제 휘발유 조달 비용과의 차액은 고스란히 업계 몫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부담은 올해 1·4분기 결산부터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가 배당금 재원을 제한한 데 대한 주주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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