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만났으면 반 죽었다"… MZ 간호사들 '태움' 반격에 "속 시원" vs "의료사고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5:01
수정 : 2026.04.14 15: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간호 업계의 고질적인 악습인 '태움'이 당당한 MZ 세대 신입 간호사들의 강경 대응으로 뒤집히고 있다는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부당한 관행이 마침내 깨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환자의 생명이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시스템 붕괴가 우려된다"는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문화를 말한다.
녹음기 들고 다니는 신입... 강압적 서열문화 균열
1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러한 간호 업계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사례를 정리한 게시글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한 5년차 간호사가 자신의 실수를 신입 간호사에게 뒤집어씌우려 하자 신입 간호사가 선배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며 강력히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신입은 현장에서 "사직하고 밖에서 만났으면 다들 반 죽었다"는 폭탄 발언을 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결국 다른 병동으로 옮겨지며 기존의 강압적 서열 문화에 충격을 줬다.
치밀하게 증거를 모아 법적 대응에 나선 사례도 공유됐다.
선배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또 다른 신입 간호사는 간호복 상의에 소형 녹음기를 숨겨 다니며 폭언 상황을 모두 녹음하고 영상으로 촬영했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그는 곧바로 고소를 진행했고, 괴롭힘을 주도한 선배 간호사 2명은 결국 해고됐다.
게시글의 작성자는 "부당한 대우에 참지 않고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는 MZ 세대의 등장이 태움 근절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이 하나둘 바로잡히며 간호 업계 전반의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요즘 젊은이 똘똘하다" 응원 속 "생명 다루는 일, 엄격해야" 우려도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오랜 악습에 제동이 걸린 것을 환영하며 열띤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진작에 없어져야 할 문화였다", "밖에서 만났으면 다들 반 죽었다는 말이 너무 멋있다. 사이다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환자의 몸을 다루는 일이라 긴장감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을 빌미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것이 태움"이라며 "이제라도 부당한 대우와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당하는 쪽에서 가만히 있지 않아야 바뀐다", "신입 간호사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는데 잘 된 일", "요즘 젊은 사람들의 똘똘하고 적극적인 성향이 빛을 발했다" 등 MZ 세대의 대처 방식을 칭찬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신입 간호사들의 이같은 행동으로 병원 내의 위계가 무너져 의료 사고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제주에서 아기에게 약물 용량 잘못 주사한 간호사 때문에 아기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며 "악의적인 태움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지만,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군대나 병원 같은 곳은 적당한 위계가 필요하다"며 "신입 간호사들이 정당한 지적도 받아들이지 않고 반항하면 곤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현장에서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한 간호사는 "이쪽 일은 과한 지적이 꼭 필요하다. 중요하고 위험한 일이라 '다음부터 조심해'라고 넘어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선배가 시키는 정당한 일도 '부당하다'며 무시해버리는 신입이 많아져, 이제는 아예 포기하고 가르쳐주지도 않는 분위기"라며 "결국 의료 사고가 터지면 선배들은 커버해주지 않고, 신입 혼자 소송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현장의 싸늘한 분위기를 전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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