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실향민 2세' 주한美대사 첫 파격 내정...북미대화 기대감 '솔솔'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4:41
수정 : 2026.04.14 14:59기사원문
스틸 내정자가 하원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와 본회의 표결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미 공화당 내 대표적 '지한파'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교감 깊은 스틸 전 의원이 주한미국 대사로 낙점되면서 양국의 고위급 채널이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는 스틸 내정자에 대한 신속한 인준 동의(아그레망) 의사를 내비쳤다.
새 주한미국대사 지명은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 이임 후 약 15개월만이다.
스틸 내정자의 부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이다. 스틸 내정자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내 부모는 북한을 탈출했다"며 "사회주의 체제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미국에서 더 나은 삶을 일굴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6·25 전쟁 이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이별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들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이산가족 국가등록 법안'을 발의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지난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내정자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스틸 지명자는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스틸 내정자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 4년간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나 2024년 11월 선거에서 600여표 차이로 석패해 낙선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를 시작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6차례 크고 작은 선거를 연거푸 승리해 현지에선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름을 딴 '철(Steel)의 여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스틸 내정자는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를 졸업한 뒤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쳤다.
스틸 내정자는 국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지난 2024년 3월에는 의회 결의안을 발의해 중국 내 탈북자들이 겪는 강제노동·구금·인신매매·강제송환 등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 왜곡 사태 대응에 앞장서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중 중국 방문을 앞두고 스틸 대사를 지명한 것으로 두고 향후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기간에 북미대화 추진을 우리 정부는 기대해왔다. 하지만 통일부는 스틸 내정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대해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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