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 상향…"저가 수주 소진, 수익성 구조 바뀌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4 18:00   수정 : 2026.04.14 17:59기사원문
한신평 "영업이익률 9.5%·순현금 3,480억…등급 상향 조건 이미 충족"



[파이낸셜뉴스] 한국신용평가가 14일 한화엔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방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데다, 수주잔고 내 저가 물량이 사실상 소진되면서 우수한 영업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3년 만에 '적자→영업이익률 10% 근접'…체질이 바뀌었다


한신평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실적 개선 속도는 가파르다.

2021년 매출액 5,987억원에 영업이익률 -6.4%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회사가 불과 4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2023년 8544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 1조2022억원으로 '조 단위'에 진입했고, 2025년에는 1조3711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0%→6.0%→9.5%로 급등했다. 매출원가율이 2021년 101.6%에서 2025년 86.5%로 15%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 핵심이다. EBITDA도 2025년 1539억원으로 2023년(300억원) 대비 5배 이상 불어났다.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전방 조선업의 구조적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017~2020년 연평균 약 3200만CGT에서 2021~2025년 연평균 5800만CGT로 80% 이상 급증했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도 2020년 말 126p에서 2025년 말 185p로 크게 올랐다.

조선업에 소폭 후행하는 엔진업 특성상 한화엔진의 수주잔고도 2021년 이후 빠르게 확충됐다.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4조1000억원으로 매출액의 3배를 상회한다. 2026년 들어서도 양호한 신규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결정적으로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에서 2022년 이전에 수주한 저가 물량이 사실상 소진됐다. 엔진 판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효과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의 '레벨 업'이 이뤄진 것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주력인 선박엔진 매출이 2021년 4379억원에서 2025년 1조1965억원으로 2.7배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3%에서 87%로 높아졌다. 고수익 사업인 AM(After Market·엔진 부품 판매 및 서비스) 부문 역시 LTSA(장기유지보수계약), EPLO(엔진 부분 부하 최적화) 등 영업 강화에 힘입어 매출이 2021년 1085억원에서 2025년 1565억원으로 성장하며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재무구조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2023년 407.2%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025년 204.9%로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총차입금은 2023년 2223억원에서 2025년 627억원으로 줄었고, 차입금의존도는 19.6%에서 3.7%로 급감했다.

2024년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 유상증자(876억원)와 투자주식 매각대금(355억원)이 유입되며 차입규모가 크게 줄었다. 2025년에는 이익창출력 확대와 선수금 유입(2021년 말 1756억원→2025년 말 6485억원)이 맞물리며 보유 현금이 4107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480억원, 즉 순현금 상태로 전환됐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2023년 7.4배에서 2025년 0.4배로 떨어졌다. EBITDA 대비 이자보상비율은 2.4배에서 46.7배로 치솟았다. 사실상 차입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SEAM AS 인수·ESS 양수…밸류체인 확대에 '공격 투자'


한화엔진은 확보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2월 노르웨이 전기추진시스템(EPS) SI 업체 SEAM AS의 지주회사 SEAM Topco AS 지분 100%를 2,87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 종속회사 Hanwha Engine Investment Norway AS를 통해 올해 4월 1일 인수를 완료했다. 실제 현금유출액은 환율 변동으로 3065억원에 달했다. SEAM Topco AS는 2025년 기준 매출 1,575억원, 영업이익률 4.2%, EBITDA 마진 11.4%를 기록 중인 업체다. 조선업에서 전력·소프트웨어·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선박용 전기추진 시스템 통합 솔루션 역량 확보가 인수의 핵심 목적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에는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민수선박용 ESS 사업을 155억원에 양수했다. 향후 엔진 수요 증가에 따른 설비 확충, 친환경 엔진 라인업 구축 등의 추가 투자 부담도 상존한다.

김현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확대된 투자부담에도 불구하고, 보유 순현금 규모(3,480억원)와 제고된 이익창출력을 고려하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는 중동 리스크다. 한신평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엔진 수주잔고 중 최종 수요처가 카타르에너지 또는 Nakilat Shipping(카타르 국영 해운사)인 물량이 일부 존재한다. 다만 카타르 LNG선 관련 엔진 수주 규모는 전체 수주잔고의 약 8% 수준으로 크지 않다.
미국-이란이 최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아직까지 납품 일정 연기 등 가시적인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신평은 "중동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전쟁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재료 조달 및 생산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이라며 원·부자재 안정 조달 여부와 원가 부담 확대 수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가 톤마일(ton-mile) 증가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탱커·가스선 등 신조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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