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주가 13% 폭락

파이낸셜뉴스       2026.04.16 04:19   수정 : 2026.04.16 04: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명품 중의 명품'이라고 부르는 에르메스도 이란 전쟁의 충격을 비켜가지 못했다.

중동이 전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가운데 에르메스도 실적 부진에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에르메스 주가가 이날 최대 13%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저조한 분기 실적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버킨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40억7000만유로(약 7조원)를 기록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하면 5.6% 매출이 증가한 셈이지만 여전히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7.1% 성장률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르메스는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관광객 감소"가 실적 부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메스는 아울러 걸프 지역 매출이 "최근 지정학적 전개(이란 전쟁)으로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으로 확산된 이란 전쟁은 명품 업계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에르메스 주가가 13% 폭락한 이날 구찌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 주가 역시 전쟁에 따른 매출 둔화와 구찌 부진 지속 여파로 10% 폭락했다.

업계를 주도하는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도 전날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에르메스 주가 폭락은 명품 업계의 전쟁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가총액 1700억유로의 에르메스는 대체로 경쟁사들에 비해 둔화에 더 강한 내성을 보여왔다. 초부유층 고객들이 기반이어서 다른 명품 업체들과 달리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 브랜드인 버킨, 켈리 등 명품 백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요 속에 사는 것 자체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는다. 희소성을 지속하기 위해 에르메스는 심각한 수요 초과 속에서도 생산 설비를 매년 조금씩만 확장한다.

그러나 이런 신화가 이번 이란 전쟁에서 무너졌다.


에르메스의 몰락은 명품 업계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에르메스가 과연 언제까지 압도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에르메스 주가는 이런 우려가 반영돼 지난 1년 동안 약 30%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