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 다 합쳐도 1년 18억수준이라고?" 김범수-이태양-홍건희, 100억 FA 안 부러운 KIA의 초가성비 쇼핑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0:42   수정 : 2026.04.16 13:21기사원문
정해영·전상현 이탈 위기 완벽히 지웠다… 1이닝씩 끊어 막는 질식 '벌떼 야구'
"이태양 아니면 패스" 이범호의 확신... 무사 1·2루 위기 잠재운 '4억의 기적'
8G 연속 무실점-1SV 4HLD… '3년 20억' 김범수, 스토퍼로 완벽 진화
2경기 방어율 '0' 홍건희까지 쏠쏠한 활약
"싸다 싸!" 역대급 '짠물 쇼핑'에 KIA 팬들 카타르시스 폭발



[파이낸셜뉴스] 요즘 FA 시장에서 쓸만한 불펜 투수 한 명을 영입하려면 50억 원은 우습게 넘어간다. 재작년 장현식이 노옵션 50억에 계약했고, 올해도 이영하가 4년 52억원이 넘는 금액에 계약했다. 최원준은 3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요즘 시세가 이렇다.

그런데 1년 기준 단돈 18억 원으로 팀의 뒷문을 통째로 재건했다면 믿어지겠는가. 그것도 주전 마무리와 핵심 필승조가 동시에 이탈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말이다.

현재 KIA 타이거즈 팬들과 프런트는 매일 밤 전광판을 바라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정해영의 부진과 전상현의 부상 이탈이라는 거대한 악재 속에서도, 지난 오프시즌 '짠물 투자'로 데려온 베테랑 이적생 3인방이 호랑이 군단의 마운드를 철벽처럼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다! 싸! 정말 잘 샀다!"라는 감탄사가 광주벌을 뒤덮고 있다



가장 놀라운 가성비를 자랑하는 선수는 단연 이태양이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당시 1라운드에서 이범호 감독은 "이태양이 아니면 지명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영입을 요청했다. KIA는 1R에서 이태양이 아니면 지명을 패스하려고 했다. 4억 원의 양도금을 주고 데려온 그는 현재 KIA 스윙맨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16일 현재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0, 1승 1홀드를 기록 중이며 볼넷은 겨우 2개뿐이다. 지난 3일 NC전 첫 등판 1실점 이후 무려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8일 삼성전 첫 홀드 이후 이태양이 등판하는 날은 KIA가 무조건 승리한다는 기분 좋은 공식마저 생겼다.

특히 15일 경기는 그의 가치를 완벽히 증명한 하이라이트였다. 5회 무사 1, 2루라는 숨 막히는 위기 상황. 박주홍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지만, 이태양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142~143km의 포심 패스트볼은 빠르지 않았지만, 예리한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김지석, 김건희, 염승원을 차례로 요리해 냈다. 지난겨울 공항 출국장에서 "베테랑은 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독기를 품었던 그의 절실함이 마운드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3년 총액 20억 원(연평균 약 7억 원 수준)에 FA 계약을 맺고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김범수의 반전도 눈부시다. 개막전인 SSG전에서 3실점(2자책)으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날의 아픔은 완벽한 예방주사가 됐다.

이후 8경기 연속 무실점의 철벽 행진을 이어가며 평균자책점을 뚝 떨어뜨렸다. 그 기간 1세이브 4홀드를 기록하며 핵심 불펜으로 우뚝 섰다. 지난 14일 경기에서는 단 8개의 공으로 1이닝을 순삭하더니, 15일 경기에서는 12개의 공으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이제 김범수는 단순히 좌타자를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다. 성영탁과 함께 뒷문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더블 스토퍼'급 투수로 진화했다. 공항에서 겉돌까 봐 이태양의 손을 꼭 잡고 다니던 이방인 투수는 온데간데없다.



여기에 1년 7억 원에 계약을 맺은 홍건희도 쏠쏠한 활약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12일 첫 등판에 이어 15일 두 번째 등판까지 방어율 0을 기록하며 제 몫을 120% 해내고 있다.

이태양의 이적료 4억 원, 김범수의 3년 20억, 홍건희의 1년 7억 원. 이 세 명을 다 합쳐도 딱 1년 기준으로만 보면 18억 원 남짓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100억 원짜리 FA가 부럽지 않다. KIA는 이들을 1이닝씩 철저하게 끊어 쓰는 질식 릴레이를 펼치며 파죽의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름값보다 실속을 챙긴 프런트의 정확한 안목, 호랑이 군단의 지난 오프시즌 투자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KIA 프런트와 팬들의 가슴속에 이보다 더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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