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밭 해충도 AI가 먼저 잡아낸다… 제주에 디지털트랩 195대 본격 가동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6:09   수정 : 2026.04.16 16:09기사원문
제주 농업도 AI 예찰로 간다
감귤밭·밭작물 82곳 설치
예측·예방형 방제체계 전환
예찰 정보 실시간 체계로 앞당겨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농업 현장에 해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인공지능 기반 예찰 체계가 본격 들어섰다. 사람이 트랩을 일일이 확인한 뒤 판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해충 발생을 먼저 감지하고 방제 시기를 앞당기는 체계로 바꿨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이달부터 AI 기반 디지털트랩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제주농업 디지털 기반 영농지원 시스템 고도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핵심은 대응 속도다. 기존에는 트랩에 포획된 해충을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판독한 뒤 정보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 시간이 걸리면서 실제 현장 대응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디지털트랩 인프라를 구축했고 올해 4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디지털트랩은 제주 전역 노지 감귤원과 밭작물 재배지 82개 지점에 모두 195대가 설치됐다. 11월 말까지 해충 발생을 집중 모니터링한다.

대상 해충은 총채벌레류와 노린재류, 나방류 등 주요 9종이다. 세부적으로는 볼록총채벌레, 갈색날개노린재, 썩덩나무노린재, 풀색노린재, 귤굴나방, 차잎말이나방, 왕담배나방, 파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이 포함된다. 설치 장비는 총채벌레류 75대, 노린재류 45대, 나방류 75대로 구성됐다.

트랩에 해충이 포획되면 AI가 이미지를 즉시 판독해 권역별 농업기술센터로 전달한다. 농업기술원은 이 체계가 가동되면 기존 육안 판독에 비해 정보 전달 시간이 15일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해충이 늘어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에 징후를 파악해 미리 대응할 수 있다.

이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기상정보와의 결합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제주DA 플랫폼'에 저장되고 500m 간격 정밀 기상정보와 연계된다. 이를 바탕으로 해충 발생 위험도를 보통, 주의, 경고, 심각 4단계로 나눠 제공한다. '제주DA 플랫폼'을 통해 재배 환경에 맞는 방제 시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방제 정보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기준에 맞춰 제공된다. 농가의 약제 사용 이력을 반영한 맞춤형 약제 추천과 도내 구매 가능 정보도 함께 안내된다.
무조건 약을 더 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맞는 약제를 쓰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기후변화로 병해충 발생 시기와 양상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농업도 경험에만 기대기보다 실시간 정보와 예측 기술을 붙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김태우 농업디지털센터장은 "기후변화로 기존 사후 대응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AI 예찰과 정밀 기상정보를 결합해 선제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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