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 전 간부, 직원 성추행...경찰 재수사 착수

파이낸셜뉴스       2026.04.17 10:45   수정 : 2026.04.17 14:26기사원문
농협경제지주 전 간부는 "추행 의도 없었다"





[파이낸셜뉴스]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경제지주 전직 간부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농협경제지주는 여성 직원을 보호 조치하고 해당 임원을 징계했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지난 1월 농협 특별감사에서도 징계 절차 미비 및 성희롱 관련 인사위원회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한 바 있어 농협 개혁 정책은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1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제추행 의혹을 받는 농협경제지주 전직 간부 A씨에 대한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같은 회사 직원 B씨 신체를 동의 없이 접촉한 의혹을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2월 영등포경찰서에 신고한 뒤 같은 달 경찰서를 찾아 피해를 진술했다. 하지만 올 2월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됐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B씨가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관련 글을 개시하자 경찰은 이달 11일 재수사를 결정했다는 내용을 B씨에게 전달했다. B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도 관련 글을 올렸다. '왜 재수사를 했는가'란 기자 질문에 경찰 측은 서울경찰청 및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재수사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B씨는 올해 2월 농협경제지주 인사팀에 처음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 상담 과정에서 B씨는 "회사에 피해사실을 말한 뒤 A씨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았다"며 "사전에 상담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같은 달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B씨는 "사건과 관련된 사직 처리 과정에서 징계 절차가 선행되지 않았으며 의사결정 과정 및 기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전직 간부 A씨는 근무하던 자회사에 사임서를 제출해 퇴임 상태이며, 농협경제지주는 여성직원을 보호 조치하고 해당 임원을 징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정보 유출 관련해서는 현재 2차 감사를 실시 중이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며 "(사표 제출 전 인사위가 열리지 않은 점에 대해) 상법 및 민법상 임원의 사임은 회사 수리 없이 당연 효력이 발생하는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징계 수위에 대해선 "A씨는 감사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았으며 징계내용은 당사자 외에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본지에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했다. A씨는 파이낸셜뉴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제 불찰로 직원과 조직에게 피해를 주어 참담한 마음이다"며 "추행의 의도가 전혀 없었다. 블라인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후 감사실 조사도 받았다"며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았으나 보완수사가 진행되니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중간감사에서 농협의 징계절차를 문제 삼은 바 있다. 당시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행위는 고발을 원칙으로 하되, 고발에서 제외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서 고발 여부를 심의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6건은 고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도 고발도 하지 않았다"며 "성희롱을 비롯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는 내부 직원(여성 미포함)으로만 편향적으로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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