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회유 논란' 재점화…법원, 일부 회유 의혹 '배척' 판단도

파이낸셜뉴스       2026.04.17 10:57   수정 : 2026.04.17 10:57기사원문
대북송금·대장동 사건 둘러싼 공방 지속
"재판에서 증거능력·증명력으로 따질 문제" 지적도



[파이낸셜뉴스]이재명 대통령 관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둘러싼 '진술회유' 논란이 국회를 중심으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주요 사건 관계자들은 검찰의 회유·강압 수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미 일부 의혹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진실공방이 커지는 가운데 결국 재판 절차 안에서 다퉈질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는 대북송금·대장동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회유 의혹을 핵심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찰이 이른바 '연어 술파티'를 통해 진술을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전날에는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2022년 서울중앙지검 구치감 조사 과정에서 이 대통령 기소에 필요한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회유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수사 대상자와 수사기관 간 입장 차가 큰 만큼,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재판을 통해 가려질 사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러한 진술회유 논란이 곧바로 '조작기소'나 위법 수사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은 이른바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이다. 이는 수사기관이 유죄 인정이나 증언을 대가로 형량을 낮춰주는 협상 방식으로, 국내에는 정식 제도로 도입돼 있지 않다. 일부 사건에서 검찰이 구형 과정 등을 통해 형량을 고려하겠다는 취지의 간접적 언급을 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대법원은 불기소나 가벼운 처벌을 약속하며 자백을 유도한 진술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피의자의 진술은 임의성, 즉 자발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다. 과도한 심야 구속조사 등 강압적 상황이나 허위 진술을 유도할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확보된 진술은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고, 이 경우 검사가 임의성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통상 재판 과정에서 증거능력 및 증명력 판단을 통해 가려진다.

이 같은 기준에 비춰볼 때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에서 제기된 진술회유 의혹이 플리바게닝 수준의 위법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교도관이 동행하는 조사 구조와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는 조사실 환경 등을 근거로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하는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음식과 주류 제공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근본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에서도 법원은 남 변호사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남 변호사의 진술이 수사기관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됐고, 세부 묘사 역시 구체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남 변호사에게 불리하게 허위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궁박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처럼 법원은 진술회유 여부를 일률적으로 위법 수사로 단정하기보다는, 해당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 사건 항소심 재판부도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 "사건관계인들의 진술의 증명력 문제로 접근할 부분"이라며 "이 전 부지사 주장대로 증거능력 문제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해당 진술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사실인정에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영역이라는 취지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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